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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고추장서 쇳가루 검출

국회 신상진 의원-본지 공동 조사 결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고추장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한나라당 신상진의원과 본지가 공동으로 국내 6개 업체에서 제조된 3kg짜리 고추장을 각각 실험한 결과 육안을 통해 식별이 가능할 정도의 쇳가루가 검출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실험은 정확성을 고려해 지난 3월31일과 4월3일 2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먼저 1차 실험에서는 정수기물과 고추장을 섞은 다음 막대자석을 사용해 불순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세 입자의 쇳가루가 관찰됐다.

이어 2차 실험은 신중성과 공정성을 더해 국회의원실 관계자 등 총 8명 입회하에 불순물이 전혀 없는 증류수와 1차 실험에서 사용된 고추장과 동일한 제품을 구입, 실험한 결과 마찬가지로 쇳가루가 검출됐다.

실험에 사용된 고추장은 C사, D사, S사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유명기업들의 제품들로 이들 제품들은 지금도 전국 유통망을 통해 대량 소비되고 있다.

고추장에 쇳가루가 들어가는 원인은 고추분을 만드는 제조 과정에서 분쇄기의 롤러가 맞물려 돌아가고 이때 쇠끼리 부딪치는 마찰로 인해 쇳가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춧가루를 분말로 만드는 공정은 4~5단계를 거친다. 이후 분쇄과정이 모두 끝나면 금속선별기로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쇳가루가 들어있는 고춧가루를 배합해 고추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수입 고춧가루는 특히 분쇄기의 상태가 좋지 못해 쇳가루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선별기의 경우도 업체들이 비싸다는 이유로 설치를 미루고 있어 쇳가루 등 불순물이 섞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고추장 관련 제조시설 및 식품위생안전에 따른 세부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이물질 및 불순물 등이 검출되면 식약청은 제조업체에 시정조치만 내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보다 엄격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쇳가루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원료배합 전에 고춧가루의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해결해야 하고, 여러 공정을 거쳐 고추분이 만들어지므로 쇳가루가 전혀 안 나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상진의원은 “안전한 먹거리를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관련규정을 재정비하고 이에 따른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