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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물가 '안정' 시킨다더니...여전한 '금사과.배'

설 3주전 대비 과일 16.1%.수산물 13.3%.채소 4.9% 상승
4인 기준 설 차례상 평균 31만6023원...전년 대비 8.6%↑
"물가 안정 지원 정책 소비자 체감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가 설 명절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을 확대하고 할인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작황 부진으로 인한 과일, 채소 등의 물가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 대책 마련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 물가감시센터는 6일 설을 맞아 서울 25개 구의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백화점 12곳, 대형마트 25곳, SSM(기업형 슈퍼마켓) 18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에서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에 대해 설 1주 전인 2월 1일~2일 동안 2차로 설 물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설 3주 전에 비해 가공식품과 기타 품목 가격 하락했으나 과일(16.1%), 수산물(13.3%), 채소/임산물(4.9%)은 상승했다.


설 3주 전 대비 1주 전 제수용품 구매가격을 품목별로 비교한 결과, 과일이 평균 5만5743원에서 6만4699원으로 16.1% 상승하며 가장 많이 올랐다. 그 뒤로 수산물은 평균 2만3995원에서 2만7193원으로 13.3% 상승, 채소/임산물은 5만9848원에서 6만2753원으로 4.9% 상승, 축산물도 10만4620원에서 10만6287원으로 1.6% 올랐다. 반면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약과, 떡국떡이 포함된 기타 식품이 평균 2만1820원에서 2만1132원으로 3.2% 하락, 가공식품도 3만4692원에서 3만3959원으로 2.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 3주 전 대비 1주 전 제수용품 중 가장 많이 상승한 제품은 참조기로 평균 8189원에서 평균 1만1883원으로 45.1% 크게 올랐다. 그 뒤로는 시금치(29.8%), 사과(24.5%), 배(21.4%), 감(10.6%) 순이었다. 참조기는 전통시장에서는 29.9% 하락했지만, 백화점(73.3%), 대형마트(45.9%)에서 큰 폭으로 올라 참조기 평균 가격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시금치는 주산지의 습해로 전국적 작황 부진이 돼 전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최근 서해안 일대의 폭설로 인해 가격이 더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과일류 역시 생산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본 협의회의 1차 조사 이후에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기준 설 차례상 평균 31만6023원...3주 전 대비 5.1% 상승


설 1주 전 제수용품 구매가격 조사 결과 평균 31만6023원으로 설 3주 전(1월 18일~19일) 30만717원에 비해 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별로 제수용품 구입 비용을 비교해 보면 전통시장이 평균 24만6819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일반 슈퍼마켓은 26만1487원, SSM은 31만3476원으로 평균 구입 비용 보다 낮았으며 대형마트는 32만1815원으로 백화점은 49만3891원 으로 높았다. 


특히 대형마트는 설 3주 전에 비해 8.0% 올라 유통업체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 보면 대형마트에서는 과일류가 21.0% 상승했으나, 전통시장은 1.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에서는 쇠고기(산적용, 일반육)도 16.4%, 수산물이 13.8% 오른 반면, 전통시장에서는 두 품목의 가격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정부의 할인 지원 뿐 아니라 업체별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홍보되고 있는 것에 반해 실제 제수용품 가격은 타 유통업체에 비해 높게 나타나 소비자들의 꼼꼼한 가격 비교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 1주 전 제수용품 구입 비용, 전년 대비 8.6% 상승

 
올해 설 1주 전 제수용품 가격은 전년 동일 기간 제수용품 평균 가격인 29만1019원에 비해 31만6023원으로 상승해 8.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25개 제품 중 18개 제품의 가격이 상승, 7개 품목은 하락했다. 그 중 단감이 57.8%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그 뒤로 사과 55.7%, 배 52.9%, 시금치 37.0%로 매우 높았다. 이는 모두 지난해 봄 이상저온으로 인해 작황 부진을 겪어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축산물은 4.3% 하락했는데, 각 용도별 돼지고기 (다짐육, 뒷다리 –11.4%, 수육용, 목삼겹 –10.1%)의 가격 하락이 눈에 띄었다.  

 

협의회는 정부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100억원 추가 배정하고 유통업계에 사과, 배에 대한 할인을 적극 요청한 것으로 발표 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설 명절 전 남은 기간 동안 정부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물가 안정 지원 정책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철저히 검토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중앙 정부뿐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소비자들이 설 명절을 알뜰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보 제공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