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최근 김병원 회장은 '셀프 전관예우'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회장이 퇴직한 이후 2년간 매월 500만원을 지급하고 차량과 기사도 제공하는 퇴직 임원 예우규정을 새롭게 만들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는 농민의 촛불로 농협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적폐청산이 될 때까지 집회에 나서기로 했다.
■ "협동조합 본연의 임무 망각하고 농민 부담 가중, 농가이익 배제"
배합사료보다 싼 TMR 등 교체 암묵적 방해, 공판장 무리한 물량 밀어내기
농협중앙회는 법률 목적상 농민들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 시키고 농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농협은 농민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지역별 협동조합으로 시작해 현재 자산규모 121조원, 27개 계열사를 갖고 있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조합원 수만 225만325명에 이르고 27개 계열사의 임직원은 8만여 명이다.
조직은 거대해 졌으나 농민이 주인인 협동조합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농민 부담 가중, 농가이익을 배제한 농정수행, 조직 이익 중요시 등 농협의 순기능은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NH금융과 경제지주가 조직을 지배하고 지역 농.축협은 양대지주의 하청 계열사로 전락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농협중앙회는 조합지원자금 8조원을 회원 통치자금으로 사용해 농민이익 우선 원칙을 봉쇄하고 있다"면서 "중앙회 조직의 비대화와 신용사업 중심, 정부 통제 등이 농협개혁을 가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농협중앙회 적폐청산 없이 농민과 농업은 살길 없다"면서 "농협적폐가 청산돼야 농가소득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한우협회는 이번 집회를 통해 회장의 이중급여 회수, 이사 수당 지급 중단, 사료값 인하, 공판장 수수료 인하, 정액공급체계 개선, 하나로마트 수입산 판매 중지 등 이행을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농협의 독점에 의한 정액생산 공급을 개선하고 중앙회 사료공장을 지역축협으로 이관해 사료 과점 상태를 해제할 것을 주장할 계획이다.
한우산업에서 농협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우분야의 농협 점유율은 사료 70%, 공판장 60%, 정액공급 100%에 이른다. 한우농가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한우협회는 자가TMR로 60~100만원 가량 사료비가 절감될 수 있음에도 농협이 배합사료보다 싼 TMR 등 교체를 암묵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판장의 경우 공판기능을 통한 농가 수취가격 제고보다는 조직경영비를 우선해 무리한 물량 밀어내기와 축협조합원 외 농가는 이용할 수 없도록 해 공익적 기능을 상실했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소값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물량 조절 없이 경비조달을 위해 최대로 도축하고 부산물의 경우 농가위주의 공개경쟁이 아닌 업자 위주로 임의로 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공판장이 어느 농가나 이용할 수 있는 공영기능인데 축협이용 농가만 배정해 비조합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액생산.공급 사업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우 농가는 농협 한우개량사업소에서 공급하는 씨수소 정액으로 소를 키운다.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는 유전 능력이 우수한 씨수소를 선발해 우량 정액의 생산 공급하고 한우 개량 사업을 담당한다.
협회는 이 사업을 농협이 독점하면서 농가 선택이 제한되고 개량효율 역시 저하된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정액 공급 자율화(도별)와 암소에 의한 개량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는 "농가 뒷거래로 만원짜리가 8~20만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며 "정액 거래가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농협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공판장 경우 한우 물량이 적어서 100% 가동이 안되고 있다. 비는 날짜에 출하를 하면 해결이 되는 문제"라며 "사료 역시 농식품부 고시 가격 중에 농협 사료가 제일 싸다"고 설명하고 "한우협회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억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