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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사탕이 어린이비타민으로 둔갑?

고려은단·남양F&B 등 비타민C캔디 80% 당류···허위과대 광고
약국·대형마트 건강식품 매장서 고가 판매···"달아요 맛있어요"

 

                                      푸드투데이 현장속으로 영상취재 김세준 기자 

 

 

#두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유씨(32.여)는 딸을 데리고 약국이나 대형마트를 가면 곤혹스럽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 완구가 함께 포장된 비타민 제품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딸 때문. 유씨는 울고 보채는 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주지만 비타민 제품이라고 하기엔 어른이 먹어도 달아 아이에게 줘도 되는지 늘 염려스러웠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비타민C 사탕 일부 제품이 비타민C가 아예 없거나 표기된 비타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타민C 캔디의 성분 80%가 당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 캔디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부 유씨의 염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들 제품들의 주 판매처는 약국이나 대형마트 건강식품 매장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포장돼 아이들을 유혹하고 약사들이 팔기 때문에 엄마들은 믿고 사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격 또한 3000~4000원 정도의 고가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 유통점·약국·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비타민C 함유를 강조한 캔디 27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양F&B의 '방귀대장 뿡뿡이 장튼Ⅲ'의 경우 1회 제공량당 당류가 5g이라고 표시했으나 실제로는 140%인 7g을 함유하고 있었다.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당류 함량 표시의 허용 오차범위는 실제 함량 표시치의 120% 미만이어야 한다.


 

또한 고려은단 '스폰지밥 정 파인애플맛'·'쏠라-C정', 메이드인제주 '감귤비타C', 유유헬스케어 '미피비타' 등 4개 제품은 비타민C 이외의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표시했지만 영양 성분표에 함량을 표시하지 않거나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고려은단 '쏠라-C정' 등 8개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로 광고하고 있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려은단 '쏠라-C정'은 '우유와 함께 먹으면 우유의 칼슘 흡수를 돕고 나에게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철분 흡수를 도와 영양흡수면에서도 최고', '신진 대사를 원활히 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해줘' 등 문구로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고 있었다.


이에 소비자원은 캔디류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와 표시·광고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줄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의하는 한편, 표시광고 위반 제품 사업자에 자율 시정을 권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비타민 사탕이나 음료를 약사들이 팔기 때문에 믿고 사지만 약국에서도 일반 식품과 의약품을 구분해 구입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