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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전쟁 추경’ 농민 직접지원 7%…국회 “장난하느냐” 호통

농지조사·기본소득에 절반 배정…면세유·비료 등 직접지원 부족
요소값 60% 급등에도 대응 미흡…여야 “현장 체감 없는 예산” 질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편성된 농림축산식품부의 2658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국회에서 여야를 막론한 ‘우선순위 부적절’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준전시 상태’를 강조했지만, 정작 농어민들이 체감하는 생산비 절감 예산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추경안이 시급성과 현장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상당 부분 배분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전체 2658억 원 가운데 농지 전수조사(588억 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대(706억 원) 등 정책성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반면 면세유, 무기질 비료, 사료비 등 농가 경영비 부담을 직접 낮추는 예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기본소득보다 면세유”... 여야 문제 제기

 

여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제기된 핵심 쟁점은 ‘직접 지원 부족’이었다.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추경은 긴급한 재정 조치임에도 전체 예산의 20%가 넘는 588억 원이 농지 전수조사 비용으로 책정됐다"며 "정작 농민들이 요구한 유가연동보조금이나 비료 지원은 요구액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편성한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면세유 중 등유 지원만 있고 경유·휘발유 등 일반 면세유 지원이 빠진 것은 잘못됐다"며 "기본소득 예산보다는 기름값 고통을 어루만지는 예산이 우선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같은 문제 인식이 이어졌다.

 

주철현 의원은 “농업용 요소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비료 수급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량 약 35만 톤 가운데 상당 물량이 중동 경로,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구조인 만큼 공급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소 가격은 불과 한두 달 사이 약 60% 가까이 급등해 톤당 775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며 “본예산 156억 원, 추경 198억 원 수준의 무기질 비료 지원으로는 현재의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장난하느냐” 직격…여야 모두 강도 높은 질타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 추경안의 실효성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다 알고 있으면서 면세유 78억, 비료 42억 수준을 내놓고 국회에 증액을 요청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식의 편성은 사실상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기본소득 예산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언급하며 “지방선거 이전에는 집행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며 “예산을 4개월 수준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선거용’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중심 할인사업 재검토 필요”...구조 개편 요구

 

기존 사업의 관성적 확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500억 원이 증액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에 대해 임호선 의원은 “코로나19 당시 소비 위축 대응을 위해 도입된 사업이 현재까지 유지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대형마트 중심 지원 구조를 개선하고 전통시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금주 의원 역시 “사료 구매자금 650억 원 증액은 융자에 불과하다”며 “농가 부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대출이 아닌 금리 인하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면세유와 무기질 비료 예산의 추가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농업인들의 경영 안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증액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농해수위는 오는 6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세부 조정을 진행한 뒤 전체회의에서 추경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