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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공전 대수술…식용유·장류·음료 분류체계 ‘대폭 손질’

식약처, 식품공전 개편 ‘윤곽’…24→16개 대분류 통합
산분해간장 ‘아미노산액’ 이관·식물성유지 통합 쟁점 반영
유형 간소화로 산업 효율↑…위해요소 중심 안전관리 강화
추가 의견 수렴 후 확정…유예기간 두고 단계적 시행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시판 식품의 ‘기준서’ 역할을 하는 식품공전이 2016년 전부개정 이후 1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급변하는 식품 산업 환경과 융복합 신제품의 증가 속도를 현행 체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번 개편은 기존 24개 대분류를 위해요소와 섭취 형태 중심의 16개 체계로 통합하고, 식품유형을 간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했던 장류, 빙과류, 식용유지류 등 주요 쟁점 분야에서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절충형 현대화안’이 마련되면서 연말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식약처)는 식품공전 개정을 추진 중이며, 식품안전정보원(원장 이재용)이 수행한 ‘식품공전 분류체계 및 기준·규격 개선 연구'를 바탕으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류, ‘발효’ 정체성 강화…산분해간장은 ‘아미노산액’으로

 

가장 논란이 컸던 장류는 ‘발효 식품’이라는 본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전통 장류 체계는 유지지며, 생산 실적이 없는 ‘효소분해간장’은 삭제된다.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산분해간장’은 ‘아미노산액’으로 명칭을 변경해 장류에서 제외하고 ‘조미식품류-소스류’로 이관된다.

 

이는 발효.숙성 식품이라는 장류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과 산분해 제품을 장류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업계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혼합간장(발효간장+산분해간장)의 경우 발효간장 함량 기준을 50%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 반면, 산분해간장 업계는 명칭 변경에 따른 매출 타격과 강화된 3-MCPD 기준 강화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80년간 간장으로 불려온 산분해간장 제품이 소스로 분류되면 소비자 혼란과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식용유지, 34개 유형 ‘식물성유지’로 대통합

 

식용유 분야는 이번 개편에서 구조적 변화가 가장 큰 영역이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제외한 콩기름·옥수수유·올리브유 등 30여 개 원료별 유형은 ‘식물성유지’로 통합된다. 기존 ‘기타식물성유지’는 ‘식물성박유’로 재정비된다.

 

이는 신제품 등장 시마다 유형을 추가해야 하는 기존 체계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산업계는 유형 통합으로 세부 품질 관리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단체는 GMO 원료 사용 여부 등 원재료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져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향후 표시 기준과의 연계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빙과·음료, 유형은 단순화 ‘위생·함량’ 관리는 강화

 

빙과류는 분류체계를 유지하면서 정의와 제조·가공 기준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기존 아이스크림, 저지방아이스크림 등 5개 유형을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통합되고, 유지방 함량 기준은 표시사항으로 관리된다. 또 빙과 정의를 ‘먹는 물 등과 혼합해 냉동한 것’으로 명확히 하고, 살균 이후 원료 첨가하는 공정의 위생 기준을 강화했다.

 

산업계는 미생물 기준 완화를 요구했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성 저하 우려를 이유로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절충안이 도출됐다.

 

음료류에서는 과·채주스와 과·채음료 구분이 통합되고, 과·채즙 10% 이상 기준을 유지하면서 함량 정보는 표시사항으로 관리된다. 탄산음료는 원료 특성을 반영해 커피·두유보다 상위로 분류 순서가 조정됐다.

 

일부 음료 업계는 과·채즙 함량 기준 통합으로 기존 주스 제품의 품질 저하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정보원은 함량 표시 신설을 통해 소비자 정보 제공과 품질 보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발효유·김치·면류, “소비자 인식 고려해 현행 유지”

 

발효유는 농후발효유 등 세부 유형을 ‘발효유’로 단순화하고, 발효음료는 ‘기타음료’ 내 식품유형으로 통합된다. 음료류 전반에는 ‘직접 음용’ 조건이 추가돼 물에 타 먹는 제품 등과 구분 기준이 보다 명확해진다.

 

김치류는 별도 대분류 신설 대신 ‘농산가공식품류’ 내 중분류로 유지되며, 원료 위생 기준도 현행을 유지한다. 김치를 독립 식품군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위해요소 관리의 연속성과 행정 효율성이 더 우선 고려됐다.

 

또 면류는 떡류와 분리되며, 생면·숙면·건면은 ‘면’으로 통합하되 시장 규모가 큰 유탕면은 별도 유형으로 유지된다.

 

만두, 케첩, 마요네즈 등 소비자 인식이 높은 식품유형은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기존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 효율성 vs 소비자 알권리”…남은 과제

 

이번 개편은 융복합 식품 증가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분류체계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유형 통합과 간소화가 소비자 알권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식품안전정보원 관계자는 “10년간 축적된 식품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전성 기반·국제 조화·과학적 분류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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