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우유탄산음료 ‘밀키스’가 러시아 내에서 초코파이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밀키스’는 올 1~8월 탄산음료 밀키스의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특히 러시아, 미국·캐나다 등 미주 지역,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러시아 매출은 약 20%, 미주 지역은 약 10% 늘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90%가량 급증했다. 밀키스 수출액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 증가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500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 음료 시장에서 보기 드문 우유와 탄산의 이색적 조합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가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딸기, 포도, 멜론 등 다양한 맛 출시 전략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여기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 입점 확대와 현지 마케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냈고, K컬처 열풍 속에 K드링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각국에서 현지 맞춤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SNS 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매운 음식과 밀키스의 푸드 페어링을 강조한다. 올 7월에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매운 음식을 먹을 땐 밀키스와 함께!’를 콘셉트로 BBQ와 함께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밀키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밀키스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자 러시아에서는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을 모방하고 가격을 약 20~30% 낮춘 유사품들이 나오기도 하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밀키스 유사제품의 등장은 밀키스가 글로벌 음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밀키스가 K음료 대표주자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며 브랜드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먼저 개척한 제품은 오리온의 ‘초코파이’ 팔도의 ‘도시락’이다. 1997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팔도는 대표 제품 '도시락'을 통해 현지 용기면 시장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 법인 매출은 2021년 2218억원에서 2023년 4223억원으로, 2년 만에 약 90% 성장했다. 오리온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65%에 이른다. 초코파이만 놓고 보면 러시아는 전 세계 판매량 중 80%를 차지한다.
오리온은 2003년 러시아 법인 설립 후 러시아 트베리 공장에 24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파이, 스낵 등 16개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며, 2024년 4분기 기준 공장 가동률은 130%를 초과할 정도다.
2007년 현지 법인 설립 후 현지에서 1개 공장을 운영 중인 롯데웰푸드도 러시아에서 고성장이다. 지난 1월 치즈 초코파이 출시 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제로(ZERO) 초코파이를 신규 도입하고 파이 라인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롯데웰푸드 러시아 법인 매출은 51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4.8% 증가했다.
러시아는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한국형 편의점과 식당을 통해 K-푸드의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5 모스크바 국제식품박람회(World Food Moscow)'에 참가해 130만 달러 규모의 MOU 4건을 체결했다.
2025년 8월까지 K-푸드의 러시아 수출액은 1억 7174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특히, 라면 (2697만 달러, 85.6%↑), 음료 (1898만 달러, 13.1%↑), 과자류 (636만 달러, 18.6%↑) 등의 식품군이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