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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토 ‘워터비즈’, 어린이 장 폐색 유발…한국소비자원 “사용 주의보”

10개월 영아 사망 등 해외서도 중대 사고…미국선 규제 추진
국내선 완구 아닌 원예용 등은 규제 사각…가정 내 사고 96.6%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촉감놀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정토(워터비즈)’가 어린이에게 삼켜질 경우 심각한 장 폐색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수정토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보호자 대상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수정토는 물을 흡수하면 크기가 100배 이상 팽창하는 고흡수성 폴리머 제품으로, ‘개구리알’, ‘워터비즈’ 등으로도 불린다. 본래 수경 재배나 방향제,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제작됐으나 최근에는 촉감놀이용으로 사용되며 어린이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20.1~2024.12)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수정토 관련 안전사고는 총 102건으로, 모두 만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특히 ‘걸음마기(1~3세)’ 어린이에게서 삼킴 사고가 두드러졌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귀나 코 등에 삽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사고의 96.6%는 가정 내에서 발생했으며, 주요 위해원인은 삼킴(44.1%)과 체내 삽입(54.9%)으로 나타났다. 삼킨 수정토는 체내 수분을 흡수해 팽창함으로써 장 폐색, 구토,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귀·코 등에 삽입 시 제거가 어려워지면서 응급처치를 요하는 상황으로 악화된다.

 

 

해외에서도 중대한 사고가 보고됐다. 2023년 7월,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는 10개월 영아가 수정토를 삼켜 장 폐색으로 사망했으며, 이 사고 이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수정토를 완구나 감각 도구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의 경우, 현행 ‘안전확인 안전기준(완구)’에 따라 원래 크기에서 50% 이상 팽창하는 제품은 완구로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으나, 원예용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판매되는 수정토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4세 미만 사용 부적합’이라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구매 후기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호자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제시했다. ▲수정토는 본래 용도 외 어린이용으로 사용하지 말 것, ▲보관 시 어린이 손이 닿지 않도록 안전한 용기에 보관할 것, ▲사용 후에는 바닥에 남은 알갱이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할 것, ▲삼킴이나 체내 삽입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 진료를 받을 것 등이다.

 

소비자원은 “수정토는 사탕처럼 보일 수 있어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삼킬 경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