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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과 방사능은 '실과 바늘'

방사성 모나자이트 사용한 음이온 제품, 유통 논란

지난 7월부터,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 시행

최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음이온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며, 패션부터 화장품, 전자제품까지 음이온 제품의 종류와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방사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아직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 및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음이온 파우더’ 모나자이트의 방사선 문제
나무가 울창한 숲이나 계곡, 폭포, 해변 등지에서 기분이 상쾌해지고 싱그러움을 느끼는 것은 공기 중에 음이온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음이온은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활력을 증진시키며 피를 맑게 할 뿐만 아니라, 신경안정과 피로회복, 식용증진의 효과가 있어 ‘공기의 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많은 소비자들에게 음이온 제품들이 큰 관심과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위해서는 주변의 산소와 물을 자극해야 하는데, 광물에 의한 방식을 살펴보면, 토르말린, 귀양석, 모나자이트 등이 음이온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모나자이트는 다른 광물과 다르게 흔들거나 접촉하지 않아도 음이온이 발생된다는 특징 때문에, 국내에서 '음이온 파우더'라고 할 만큼 널리 사용돼 왔다.

문제는 모나자이트에 포함돼 있는 희토류 원소들이 미약한 방사선을 방출한다는 데에 있다. 모나자이트는 광물 중에 80% 가량이 우라늄과 토륨을 함유하고 있어, 학자들 사이에서는 방사능 물질이 나오는 위험한 물질로 분류되고 있는 광물이다. 모나자이트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은 공기 중에서 라돈가스와 폴로니움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폐암 발생의 한 원인으로 꼽힐 만큼 아주 해로운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나자이트를 원료로 사용한 음이온 제품들은 2007년 무렵 방사능 검출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기도 했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기준 마련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최근 국내의 방사선 검출사례 등으로 방사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안전위, 위원장 강창순)는 지난 7월 26일부터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일부 음이온 건강보조 제품이나 광물질, 건축 자재, 재활용 고철, 우주선(宇宙線; 우주에서 날아오는 높은 에너지의 입자와 방사선) 등을 통해 쪼이는 방사선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마련해, 그 동안 소홀하게 관리됐던 생활 주변 방사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법령에 따르면 우선 모나자이트(음이온 제품 원료), 인산 석고 및 인광석(비료 원료),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광), 금홍석(티타늄 원광), 폐고철 등 방사선을 내뿜는 원료물질을 생산·수입하는 자는 모두 교과부에 등록하고 수출입 때마다 신고해야 한다.

또 이 원료물질을 사용해 음이온 건강보조 제품, 비료, 철 등을 만들거나 수출입하는 경우에도 방사선 안전 기준을 지켜야 하고, 기준을 초과하면 교과부가 직접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회수할 수 있다.

안전위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의 시행으로 생활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으로부터 국민들이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앞으로 국민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도록 방사선 안전관리 체계를 더욱 확고히 해나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방사성 원료 사용한 음이온 제품, 버젓이 유통
지난 7월부터 방사선 안전관리 관련 법령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나자이트 등 방사성 원료물질을 가공한 음이온 제품들이 기능성 식품포장재, 건강보조 제품 등의 형태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음이온 식품포장용 비닐제품의 경우,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방사성 원료를 첨가했거나, 반면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는다면 음이온 원료를 첨가하지 않은 제품으로 허위, 과대 광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생활용품에서 방사능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추정되는 만큼 더 이상의 방사능 피폭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 및 규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명지대학 보건의료정보과 김진수 교수는 “주로 온열매트, 주방용 비닐제품 등 음이온이 나온다는 제품들은 방사성 원석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 방사성 원료를 이용하는 것 자체도 문제이고, 원료상의 문제로 음이온이 나온다고만 과대광고하는 것도 문제”라며, “소비자들은 음이온 제품 구매시 이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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