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음이온 비닐팩, 방사성 원료 논란

‘우체국쇼핑’에서 식품포장용 비닐팩 판매

 
 
[푸드투데이 한가은 현장인터뷰 - 동남물산 이호욱 대표]
지난 7월부터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사선 원료를 가공한 음이온 제품이 버젓이 정부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 및 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투데이는 가정에서 음식물 보관 등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주방용품인 식품포장용 비닐팩에서 유해 방사선이 검출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 식품포장용 비닐팩 생산업체를 찾았다.

김포시에 위치한 식품포장용 비닐팩 제조업체 동남물산. 이 회사는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발명 특허를 받은 자연친화적 키토산 항균제를 첨가해 음식물 부패를 억제하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시키는 기능성 비닐팩을 생산, 한 동안 온라인 '우체국쇼핑'에서 소문난 곳이었다.

이 회사 이호욱 대표는 항균제가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는 안전한 원료임을 확인시켜 주겠다며 방사선 측정기를 항균제 원료에 올려놓았다. 방사선 수치는 자연방사선 수치 0.12μSv를 가리켰다. 이 대표는 “주부들께 안전한 비닐팩을 공급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한국식품연구원 박사팀에서 다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항균제를 찾아내 2011년 7월 기술이전 사용계약을 맺고 8년 간 사용 할 수 있는 특허 전용실시권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 동안 납품하던 우체국 장터, 우체국 B2B, 우체국 오픈마켓에 한 경쟁업체가 2009년 8월경 입점했는데, 공기 중에서 음이온 500ION/cc가 방출돼 기존의 항균 비닐팩보다 신선도에서 3배 이상 오래가고 세포조직이 활성화 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허위 과대 광고를 하는 바람에 우리 제품 판매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7월 이 대표도 음이온 비닐팩을 개발하기 위해 음이온 원료를 구하고 샘플링 작업을 하는 등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제품 생산에 매진했지만, 음이온을 방사하는 음이온 원료가 기존광석(모나자이트)인 돌가루 성분으로 비닐수지 원료와 잘 융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기존광석 그 자체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을 통해 음이온을 방사하는 기존광석이 방사선도 다량 방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대표는 우체국 장터, 우체국 B2B, 우체국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에 관련업체 제품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2012년 8월 20일 자격정지를 받고 말았다.

푸드투데이는 창고에 보관 중인 음이온 방사 원료인 ‘PE마스타벳지’와 비닐 샘플에 대해 방사선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PE마스타벳지에서 검출된 방사선 수치는 7.55μSv.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일반인 피폭방사선량 연간 안전기준인 1mSv에 70배가 넘는 수치였다. 제품 제조 금지에 해당하는 방사성 물질이었다.

이 대표는 음이온이 제대로 방사되려면 음이온 원료를 30% 이상 첨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검사기관인 한국원적외선응용평가연구원의 담당자는 음이온 원료를 많이 첨가하면 방사선이 검출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사선 문제로 음이온 비닐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원료를 창고에 보관해 오고 있다.

결국 관련 음이온 비닐제품 생산업체는 방사선이 검출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는 반대로 이 업체는 방사선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발명 특허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현재 우체국 장터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관련업체의 음이온 제품은 방사선이 자연방사선 수치 보다도 낮은 0.01μSv 검출됐다는 시험성적서를 받았다.  

이 대표는 관련업체의 음이온 식품포장용 비닐제품은 음이온을 방사시키기 위해 방사선 원료를 첨가했거나,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는다면 음이온 원료를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관련업체는 음이온이 방사되지 않으면서 허위 과대 광고를 해 가격을 인상하고 우체국 국가예산을 낭비케하는 비양심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우체국에서는 수수료 수입에만 열을 올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건강에 좋다며 오히려 방사선이 검출될 수 있는 음이온 원료를 첨가해 판매하려던 몰지각한 업체의 허위 과대 광고된 제품을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해 근절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드투데이 한가은 현장인터뷰 - 명지대학 김진수 교수]
식품행정 전문가인 명지대학 보건의료정보과 김진수 교수는 “주로 온열매트, 주방용 비닐제품 등 음이온이 나온다는 제품들은 방사성 원석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 방사성 원료를 이용하는 것 자체도 문제이고, 원료상의 문제로 음이온이 나온다고만 과대광고하는 것도 문제”라며, “소비자들은 음이온 제품 구매시 이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