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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고등학교 집단 식중독

26명 증세, 생선회인줄 알고 먹었는데 알고보니 생닭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상문고등학교 학생 26명이 닭고기를 생으로 먹고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 학교 2학년 15반 학생 37명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학생들은 13일 저녁 때 슬라이스 된 닭의 생고기를 생선회로 착각하고 나눠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가 고팠던 이 반 학생들은 담임교사인 김모씨와 함께 아이스박스에 담겨진 음식을 생선회로 알고 무심코 먹었는데 알고 보니 학부모들이 카레용으로 준비한 생닭이었던 것.
 
이중 26명이 서울로 복귀한 15일 오후 이후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식중독에 의한 장염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상문고 2학년 15반 김기용군은 “닭이 슬라이스로 썰어져 있었고 얼음도 같이 있어 생선회로 착각한 것 같다”며 “바다가 앞에 있고, 오징어와 조개류도 있어 당연히 부모님들이 회를 보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군은 “아이스박스에 초장도 들어 있어 별다른 생각없이 먹었다”며 “초장 맛이 강해서 닭의 생고기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같은 반 이상권군은 “수학여행에 모두 3학급이 갔는데 우리반 친구들만 카레용 닭고기를 회로 알고 먹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면서 “다음날 카레에 고기가 빠져 진짜 맛이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학교는 당일 생닭을 먹은 학생들 중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더 있는지 추가 확인하고 있다. 학교는 18일 서초구 보건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식중독 의심 보고서를 제출했다. 또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의 급식을 전면 중단 및 격리 조치했으며, 학교밖에서 흰죽을 먹게 했다.
 
유명희 상문고 보건실장은 “학생들의 부주의로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18일 현재 학생들의 상태가 모두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반포동 반포고에서 170여명의 학생이 학교급식 원인으로 보이는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에 이어 이번 상문고 사태가 발생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