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및 생활용품 대기업 LG생활건강(LG생건)의 분유시장 진출 움직임에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일동후디스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내어 “LG생건의 분유사업 진출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는 없었지만, 최근 유업계 출신 영업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등 시장진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생건은 현재 프랑스의 다국적 식품기업 ‘다논’(Danone)과 손잡고, 국내 발효유시장에 뛰어들어 ‘이승기 요구르트로’도 유명한 다논의 발효유 브랜드 ‘액티비아’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는 게 일동후디스 쪽 설명이다.
일동후디스 쪽은 특히 LG생건이 “다논의 조제분유 완제품을 수입해 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따른 분유업계의 지각변동을 우려했다.
다논은 세계적인 다국적 식품기업으로 20여년 전 국내 대기업인 D사에 발효유를 ‘위탁판매’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가 판매부진 등을 이유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다시 LG생건이란 대기업과 손잡고 ‘위탁판매’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동후디스 쪽은 LG생건이 다논의 분유제품을 수입해 팔면 국내 분유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켜 판도 변화가 뒤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거대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데다 마케팅 능력에서도 상대적으로 앞서는 LG생건이 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을 잠식해 나갈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LG생건의 분유시장 진출이 국가차원에서 추진되는 “동반성장에 저해”가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인구가 줄면서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는 조제분유 시장에 거대 자본과 유통망을 가진 LG생건까지 뛰어드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반성장에 저해가 되며 공정시장경제의 원리에도 위배되는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한편 일동후디스 쪽은 “연 매출액 기준 3500-4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지난해 국내 분유시장에서 매일유업을 제치고 점유율 2위로 뛰어올라 분유업계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분유시장에서 순위 변동이 일어난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일동후디스와 매일유업의 순위가 바뀐 데 대해 일동후디스 쪽은 “지난해 3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매일유업의 일부분유 제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을 제기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며 올해도 자사가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 근거로 일동후디스 쪽은 최근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링크아즈텍의 분유시장 조사 결과를 꼽았다.
링크아즈텍 조사 자료를 보면 국내 분유시장점유율은 남양유업이 51.7%로 절반을 넘었고, 일동후디스가 23.0%로 2위, 매일유업은 19.6%로 3위에 그쳤다. 파스퇴르는 5.1%에 머물렀다.
일동후디스 쪽은 “전문 조사업계 연구원에 따르면 분유는 한번 아기에게 먹이기 시작하면 자주 교체하지 않는 제품으로 충성도(로열티)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품목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