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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먹어도 '건강'이 최고

미국, "가공 덜된 식품=건강식품"…'냉동식품' 인기몰이


미국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식품 소비자들 사이에 새로운 영양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먹거리 조절’을 통해 각종 질병 치료도 가능하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은 지난 15일 ‘美, 먹거리 시장 키워드’란 이름으로 미국 식품시장 동향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서 시카고무역관은 “식당을 포함한 미국 식품산업 규모는 약 1조6300억 달러로 연간 1~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식품 개발과 식품 유통채널 변화로 더욱 다변화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과거 미국에서 식품은 주로 식품 전문 유통업체에서 판매됐으나, 최근엔 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도 식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을 뿐 아니라 유기농 판매 전문매장도 등장해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을 늘리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식품 제조업체들은 가공식품과 포장 방법 등에 대한 기술을 개발해 좀 더 맛있고 편리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몇년간 이어진 불경기로 매출이 준 외식업체들도 더 많은 손님을 끌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 중이며,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이다.

시카고무역관은 미국 식품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시장 세분화 ▲가정에서 요리하는 비중 증가 ▲미국 지방색이 강한 요리 스타일 인기 ▲자연식품 선호 ▲새로운 영양소 인기 ▲조심스러운 식품 섭취 문화 확대 ▲집에 거주하는 시간 증가 등 7가지를 꼽았다. 

먼저, 시카고무역관은 미국에선 세대별로 맛과 향, 재료 등을 분석해 제품을 생산하는 등 제품 개발·판매,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식품산업이 주요 세대별로 세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들의 은퇴가 시작돼 이들이 관심이 많은 건강식품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젊은 세대는 외국음식과 매운 음식 등 이국적인 맛에 관심이 높으며 건강과 기능에 관련된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선 지난 몇년간 지속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정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지난 20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외식을 줄이고 가정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맛을 유지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과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냉동 식자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시카고무역관은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와 지역 특징을 담은 요리법이 점차 인기를 끌고 향후 10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예컨대 미국식 바베큐, 남부 스타일 요리 등이 식당의 주요 메뉴로 자리 잡았고 미국식 매운맛, 남서부 스타일, 태평양 북서지역 스타일 등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가공이 덜 된 식품이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가공하면서 첨가되는 색소와 같은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 따라서 유기농 식품이 인기를 끌고 식품 포장에 ‘신선한’ ‘손으로 수확한’ 따위 문구가 늘었다.

과거 몇년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영양소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새로운 영양소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최근 들어 단백질, 칼슘, 마그네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특히 통곡식과 섬유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상 처음으로 통밀 빵이 일반 흰빵 판매를 뛰어 넘기도 했다.

미국 소비자 가운데 1/3은 높은 의료비로 가급적 병원 방문을 줄이고 집에서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음식을 통해 체중 조절,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화, 면역체계, 신진대사 강화, 혈압 조절, 혈당 조절 등 식품 섭취를 조절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확대 추세다.

경기침체 후 미국 소비자의 67%는 집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44%는 오락이나 유흥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집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대형 식품점에서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식품 판매가 늘었고, 집에서 가족과 놀면서 즐길 간식 관련 제품 판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식품시장의 주요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시카고무역관은 ▲“하나를 먹더라도 건강” ▲“먹기 편한 음식, 맛도 포기 못해” ▲“타민족 음식 인기 증가” ▲“유기농 식품, 이젠 틈새가 아닌 주류”를 ‘미국 식품산업의 4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타민족 음식 인기 증가에 대해 시카고무역관은 “미국은 다민족 국가로 식품 쪽에서도 다른 나라의 독특한 소스나 향신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 음식은 이미 주류 식품산업에 편입됐으며, 동남아시아 국가 식품이 새롭게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로 불경기에도 유기농 식품이 주력시장으로 부상해 식품 유통업체들은 유기농제품 판매 비중을 늘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