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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농민 외면하는 농협" 고발

농협은 억대 연봉자 즐비하지만, 농민은 '농협빚'에 주름살만

<문화방송>(MBC)의 탐사보도프로그램 ‘PD수첩’이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의 방만한 경영을 고발하고,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을 보도했다.

 

13일 밤 방송된 ‘PD수첩’은 “자산 280조원, 당기순이익 7000억원, 임직원수 1만8000여명의 거대조직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농협 빚을 갚지 못해 살던 집과 축사가 경매로 넘어가고 파산선고까지 받아” 축사 안 가건물에서 사는 농민 김태기씨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PD수첩’에 따르면, 600명이 넘는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1억원 이상의 봉급을 받고 있다. 전국 지역 농협의 억대 연봉자도 3000명 이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농가 부채는 평균 2721만원에 달해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줄지 않는 빚으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는 게 ‘PD수첩’ 주장이다.

 

앞서 소개한 농민 김태기씨는 “20년 간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남은 것은 빚뿐”이다. “비싼 농자금을 구하기 위해 농민들은 농협에서 빚을 내지만, 이자 갚기도 벅차고, 결국 불어나는 연체 이자에 허덕이며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지역농협의 감사였던 조창현씨는 ‘PD수첩’에 “농협이 대출 금리를 조작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이자를 받아 낸다”고 고발했다.

 

조창현씨가 의혹을 제기한 지역 농협은 단순한 사무착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과천, 의왕, 군포 등 수도권 농협도 대출 금리를 조작해 수 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겨온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음을 감안하면 믿음이 가지 않는 주장이다.

 

‘PD수첩’은 또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의혹들도 파헤쳤다. 최원병 회장 이후 농협중앙회 자회사의 이사와 감사, 자문위원 등을 겸직하는 대의원 조합장 수가 크게 늘었는데,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농민 손으로 뽑는 전국 지역 농협 조합장 1167명 가운데 288명뿐인 대의원 조합장들만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투표권을 가지기 때문에 최원병 회장의 사전선거 운동 의혹이 제기됐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최원병 회장에 직접 돈 봉투를 받았다는 현직 조합장의 증언과 최원병 회장의 이름이 찍힌 익명의 제보 봉투 등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여러 정황이 최원병 회장의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PD수첩’은 주장했다.

 

‘PD수첩’은 농협중앙회에서 무이자로 지역 농협에 지원하는 무이자 지원금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PD수첩’이 입수한 무이자 지원금 내역에 따르면, 각 조합이 1년에 평균 50억 원을 받는 것에 비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조합장의 조합은 62억으로 12억을 더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