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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희아리'로 고춧가루 만든 식품업체 검거

부산해경, 김치공장 등에 대량 유통한 4개 업체 적발 1명 구속

탄저병으로 썩어 먹을 수 없는 중국산 고추와 위생이 불량한 베트남산 고추를 헐값에 사들인 뒤 중국산 혼합조미료와 고추씨 가루 등을 섞어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어 판 식품 제조·유통업체 관계자 5명이 부산에서 붙잡혔다.

 

일명 '희아리'로 불리는 탄저병 고추는 탄저균에 감염돼 썩거나 곰팡이가 낀 상태의 마른 고추를 뜻한다.

 

9일 부산해양경찰서는 지난 6일 가짜 고춧가루를 제조한 후 국산 정품 등으로 둔갑시켜 김치공장 등에 판매한 부산진구 ○○식품 실사업주 ㄱ(55)씨 등 5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전했다.

 

부산해경은 ㄱ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3명을 불구속하는 한편, 달아난 중간유통업체 관계자 ㄴ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부산 해경에 따르면 ㄱ씨 등은 눈으로는 혼합조미료 등이 첨가된 가짜 고춧가루와 진짜 고춧가루를 구별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해 지난해 8월말부터 올 10월말까지 약 19t(시가 1억3000만원 상당)의 고춧가루를 만들어 김치공장과 일반식당 등에 팔았다.

 

ㄱ씨 등은 저질 원료고추를 기계에 넣어 1차 가공한 뒤 고추씨를 섞어 2차 가공하고, 다시 혼합조미료를 섞는(3차 가공) 방식으로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어왔다.

 

특히 ㄱ씨 등은 단속에 대비해 주로 새벽이나 밤에 작업하면서 사무실 안에는 정상적으로 식품검사기관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검사성적서와 이중장부를 두고 단속 공무원에게 제시하는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오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부산해경은 “사업장에서 압수한 중국산 탄저병 고추 약 200㎏을 폐기하고, 검거된 이들이 만든 가짜 고춧가루가 현재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시중에 유통되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