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롯데마트, '한우 매출' 돼지고기 앞섰다

'구제역'으로 돼지가격 오른 탓…수입 돼지고기 매출 10% 넘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으로 수많은 돼지가 산 채로 땅 속에 묻힌 뒤 국산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면서, 한 대형마트에서 한우고기 판매 비중이 국산 돼지고기 판매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마트는 4일 올 1월부터 11월까지 1년간 소고기 매출 비중이 급증해 돼지고기 매출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12년간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소, 돼지, 닭고기 등 육류 소비현황을 살펴본 결과, 2000년 국내산 육류 매출 전체의 59.3%를 차지했던 소고기 매출 비중이 매년 낮아지며, 2009년 최저인 30.7%에 머물렀고, 작년에도 31.2%에 그쳤다.

 

돼지고기는 2003년 소고기 매출을 뛰어넘은 이래 작년까지 국내산 육류 매출의 50%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소고기 매출 비중이 51.4%로 급증하면서 돼지고기 매출을 앞질렀고, 2000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상을 회복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매출이 역전된 가장 큰 이유는 작년 11월 28일 안동에서 시작돼 올 초까지 전국 축산 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구제역 때문으로 보인다.

 

구제역에 대응해 방역당국이 돼지 약 300만 마리를 살처분한 탓에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어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반면 소는 돼지의 5% 수준인 약 15만 마리가 살처분돼 돼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 했다. 또 농가들의 소 사육두수가 전년보다 20% 가량 늘려 소고기 가격이 낮아졌다.

 

게다가 갈치, 고등어 등 주요 수산물의 어획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는 소고기 구매로 이어진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롯데마트는 풀이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한우 등심(1+등급, 100g 기준)의 올해 평균 소비자 판매가는 7200원으로 작년 8500원보다 15% 가량 낮아졌다.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엔 30% 가량까지 하락했다고 한다.

 

그러나 돼지고기 냉장 삼겹살(100g)의 올해 평균 소비자 판매가가 2420원으로 작년 2040원보다 18% 가량 올랐다. 특히 삼겹살 최대 성수기인 7~8월에는 전년대비 30%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한우고기 매출 비중이 국산 돼지고기를 앞질렀지만, 수입 돼지고기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제역 발생 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에 부가되던 25%의 관세를 철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 축산물 중 돼지고기 매출 비중이 14.6%로 두 자리를 기록했다. 5.3%였던 작년과 견줘 3배쯤 증가한 결과다.

 

가격이 많이 뛰어오른 국산 돼지고기 냉장 삼겹살 대신 미국산 냉장 삼겹살이 많이 풀리면서 미국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배쯤 증가해 전체 삼겹살 매출의 5% 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구제역 여파가 종료되는 시점인 내년 중순 즈음에는 돼지고기 물량 수급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돼지고기 값이 다시 안정되면 한우고기와 국산 돼지고기 매출이 재역전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마트는 “특히, 올해 삼겹살 최대 수요시점인 여름 휴가철에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해 연간 매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내년 7~8월 수요가 돼지고기 가격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롯데마트는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수입산 축산물 소비 증가도

지속될 것이라며 “2000년 국산과 수입산 소고기 매출 비율은 약 75:25로 국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매년 수입산 소고기 소비가 증가해 올해는 55:45 수준까지 좁혀진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