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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식품시장의 필수요소 'CSR'

중국정부 식품안전 처벌 강화='위기이자 기회'

#1 2003년 중국에 진출한 파리바게트는 중국 어린이들을 비롯해 중국내 외국 기업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케이크 만들기 교실’을 열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또 야오광(耀光)특수직업학교에 라면, 책·걸상 등을 지원하고, 중국 베이커리 교육기술교류학교 건립을 후원해 중국인들에게 좋은 기업이란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2 1981년부터 중국에서 콜라 등을 팔고 있는 글로벌 음료기업 펩시는 2001년부터 ‘우물사업(母亲水窖) 프로젝트’를 통해 물이 부족한 빈곤지역의 음수문제를 해결하고, 수질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까지 펩시기금회는 1870만 위안(약 33억8300만원)을 기부해 우물 1500여개를 건립하는 등 청량음료 기업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코트라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KOCHI)가 지난 17일 펴낸 기회조사자료 ‘중국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의 CSR 7계명’에 소개된 내용들이다.

 

KOCHI는 이 자료에서 CSR(Corporation Social Responso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중국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기업이 CSR 활동을 소홀히 할 경우, 이미지 실추 뿐 아니라 중국 내 고객과 시장기반을 상실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KOCHI 자료에 따르면, 특히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CSR에 소홀하게 대응할 경우, 해당 기업의 제품 하자 및 실수 등이 발생했을 때 제품 불매운동이 중국 전역에 번지는 사례가 적지 않게 생기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08년 쓰촨성 지진 발생 뒤 중국 네티즌들은 각 기업의 기부금 통계를 발표하고 기부금액이 적은 코카콜라, KFC, 노키아, P&G 등을 ‘구두쇠(铁公鸡)’라고 비난했다. 이에 해당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다.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는 불특정 소비자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준법 경영뿐 아니라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기업의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특히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이익을 얻은 만큼,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중국에서 CSR에 소홀해 낭패를 본 기업들이 적지 않은 반면, CSR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도 적지 않다.

 

‘왕라오지(王老吉)’란 브랜드로 건강음료를 판매하는 쟈둬바오그룹(加多宝集团·JDB그룹) 경우가 그렇다. 쟈둬바오그룹은 2008년 쓰촨성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장 많은 1억 위안(181억200만원)을 기부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중국인들은 쟈둬바오그룹을 착한 기업으로 판단하게 됐고, 중국 안에선 왕라오지 소비열풍이 불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품절현상까지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CSR 효과에 주목했는지는 쟈둬바오그룹은 지난해 칭하이성 대지진 발생 1주일 뒤인 4월 21일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칭하이성 지진 성금모금’ 방송에서 통 크게 1억1000만 위안(119억1200만원)을 기부했다. 

 

쟈둬바오그룹뿐 아니라 앞서 소개한 파리바게트나 펩시도 일찍부터 CSR에 주목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는 심어주는 데 성공한 사례들이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식품기업들의 경우 당장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CSR에 무관심하다가 자칫 큰 코 다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에서 식품 안전 문제,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국민의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OCHI 자료는 “2008년 ‘멜라민 분유파동’ 이후 ‘염색만두’ ‘유독성 유황 생강’ ‘유해첨가제 콩나물’ ‘유해 첨가제 염색 김’ 등 불량식품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정부가 ‘식품안전법’ 위반 시 처벌수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식품기업 입장에서 적지 않은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사 제품에 사소한 문제라도 생길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그러나 CSR 활동으로 평소 중국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식품기업은 문제가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을 것이다.

 

게다가 기업의 CSR 활동은 중국인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KOCHI는 밝혔다.

 

중국의 여론조사기관 호라이즌 키(Horizon Key)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인의 기업사회책임 인지도 보고서’를 보니, 중국인 설문 응답자 1093명 가운데 56.6%가 기업의 CSR 활동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응답자의 74.4%가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CSR 활동을 잘하는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하고, 86.2%는 CSR 활동을 잘하는 기업의 신제품과 서비스를 신뢰한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CSR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 같은 인식은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식품기업들에게 여러 가지 과제를 던져준다. 중국인들은 자국기업의 CSR보다 외국기업의 CSR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기대감도 높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 기업의 CSR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광저우 까르푸와 충칭시 월마트가 ‘저가표시, 고가판매’ 행위로 적발되면서, 중국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불법소득을 몰수당하고, 벌금 부과를 받았음은 물론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KOCHI에서 올 7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117개사(대기업 13개, 중소기업 104개)를 대상으로 CSR 현황 점검 등을 위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응답기업 중, 대기업의 61.5%는 중국에서 CSR 활동을 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35.6%만이 CSR 활동을 하는 것으로 답했다.

 

현지에서 CSR 활동을 하지 않는 72개 기업 중 다수는 그 이유로 CSR 비용부담이 크고(29.2%), 현지에 적합한 CSR활동을 모르기 때문(29.2%)이라고 답했으며, 필요성을 못 느껴서(19.4%), CSR 경영 개념을 몰라서(18.1%)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KOCHI는 “CSR 활동은 기업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적 성과는 물론 이미지 제고로 기업의 지속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조건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OCHI는 “특히, 우리기업들은 CSR 활동이 중국에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생존요소임을 인식하고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중국진출기업 CSR 추진 7계명’을 제시했다.

 

중국진출기업 CSR 추진 7계명


1. 착하고 똑똑한 기업, 두 마리 토끼(이미지 제고+핵심경쟁력 강화)를 잡아라.

2. 차별화된 현지 맞춤형 주제로 효과를 배가시켜라.

3. 중국 내 사회적 이슈를 선점하라.

4. 금액보단 꾸준함이 우선이다.

5. 독자보다 연합이 효과적이다.

6.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7. 내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