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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산 소금까지 국산 천일염으로 '둔갑판매'

서울시 특사경, 소금 314t 원산지속여 판 전문조직 적발

 

서울시가 주로 중국산 천일염 최소 314t을 국산 천연소금인 것처럼 원산지를 둔갑시켜 판매해 온 전문조직을 적발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조사과정에서 친인척이 공모해 조직적인 역할분담으로 원산지를 둔갑시켜 소금을 판매한 주범 1명은 구속하고, 공범 3명 등을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특사경은 소금 원산지 둔갑판매 조직을 적발하는 과정에서 원산지 둔갑소금 83t과 범행에 사용할 포장지 1만1330매를 압수했다.

 

적발된 조직은 일본 원전사태 이후 김장철을 앞두고 국산 천일염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차가 2배에서 최고 4배 나는 점을 악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과 인도산을 국산 소금으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조직 운영하며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

 

서울시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원산지 둔갑행위 전력이 있는 자들로, 단속에 대비해 서울인근에 비밀작업장 4개소를 서울 동서방향에 분산 운영하며 서울전역 및 수도권 일대에 치밀한 범행수법을 총동원해 소금을 판매했다.

 

특히 피의자들은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배밭, 야산 밑, 농작물 경작지 등에 작업장을 만들어 지금까지 단속을 피할 수 있었다.

 

피의자들은 중국산과 인도산을 통째로 국내산으로 바꾸거나 국내산과 중국산을 반반씩 섞어 담는 수법을 썼는데, 사용한 국내산 포장지가 5종류나 됐다.   

 

소비자들이 국내산으로 믿도록 하기 위해 포장지에는 생산자를 신안군 지도읍 탄용리 000로 가공인을 표시하고 연락처는 피의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처럼 치밀하게 둔갑시킨 소금을 판매해 피의자들은 최고 4배까지 폭리를 취해왔다.

 

▲천연소금에서 꽃소금(가공소금)까지 둔갑영역 확대

 

지금까지 소금 원산지 둔갑판매 범행은 주로 천일염을 대상으로 해왔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새로운 사실은 서민들이 조리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소포장 꽃소금(가공소금)까지도 둔갑시켰다는 점이다.  

 

또 다른 업소에서 원가상승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국내산 꽃소금 포장지를 구입해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는 것도 모자라,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피의자들은 값싼 중국산 정제염을 혼합해 무게를 늘리는 수법을 쓰는 파렴치함을 보였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범행은폐와 증거인멸 위해 각종 수단 총동원

 

피의자들은 외부 노출과 법망을 피하기 위해 작업장 주변에 2m 높이의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외부인 접근을 차단한 채 작업을 했다. 결정적인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선 둔갑행위가 끝난 뒤 중국산 천일염 포장지를 매일 피의자 집으로 옮겨서 100ℓ 쓰레기봉투에 넣어 집 근처 주택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판매하면서 거래장부, 영수증을 보관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는 거래하지 않고 주로 식당과 서민들이 많이 찾는 식자재판매업소, 재래시장, 소형마트, 고춧가루판매점 등에 납품하며 현금 거래만을 고집했다. 물론 거래장부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영철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장은 “최근 소금 값이 급등한 틈을 타 유통과정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신고 등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