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한류열풍' 활용한 식품수출 전략

국제무역연구원, 중소기업 수출 확대 위한 '4P 전략' 제시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열풍이 실제 한국 식품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14일 설문조사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한 ‘한류를 알면 수출이 보인다’ 보고서를 통해 한류와 관련된 해외소비자 인식을 밝히고 한류를 활용한 수출 확대전략(4P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특히 케이팝(K-POP)과 드라마 등 한류콘텐츠를 통해 노출되는 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B2C와 SNS 등 온라인 도구를 활용한 4P 전략이 수출 확대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Product(제품) Place(장소) Promotion(판촉) Price(가격)을 뜻하는 4P 마케팅 전략은 특히 중소기업이 큰 비용부담 없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9~10월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의 한국방문객 및 현지소비자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명 중 3명이 한류를 접한 이후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한류가 실질적인 상품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0여 쪽에 이르는 국제무역연구원 ‘한류를 알면 수출이 보인다’ 보고서 내용 중 식품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한류 팬들이 지금까지 구입해 본 상품 중 가장 비중이 높은 품목은 가공식품(23.5%)으로 조사됐다. 화장품(22.5%), 의류(17.0%)가 가공식품의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특히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가공식품의 비중이 38.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화장품도 33.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의류(8.2%) 및 액세서리(7.8%)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국은 화장품(18.4%) 및 의류(18.3%), 대만은 의류(20.9%) 및 화장품(18.9%)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베트남은 의류 비중이 27.9%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가공식품이 21.1%, 화장품이 19.8%를 차지했다.

 

 

‘무엇(Product)을 팔 것인가?’

 

이처럼 국가별로 인기 있는 상품이 상이함에 따라 전략적인 시장접근이 중요하다. 이는 어떤 제품을 팔 것인가란 문제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노출되는 패션 및 미용품, 식품 중심의 공략이 가장 유효해 보인다”며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수산물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1%에 불과한 실정에서 한류가 우리 먹거리의 수출 상품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식품에 대한 관심이 월등히 높게 나타난 일본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국가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실제로 막걸리, 홍초, 삼계탕 등이 일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어디(Place)에서 팔 것인가?’

 

보고서는 한류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해외바이어를 찾는 게 관건이지만, “아직까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한류의 영향만으로 바이어를 찾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서 “B2B 시장에 앞서 한류를 접하는 해외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B2C 시장부터 공략해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한류가 인터넷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온라인상의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해외소비자들이 한류를 접하는 매체를 조사한 결과, TV방송(50.8%)을 빼면 유튜브 등 인터넷이 37% 이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영문화 작업이 필요한데, “자력으로 온라인 쇼핑몰 영문화는 물론 해외배송, 해외결제 시스템까지 갖추기 부담스러울 경우, 이미 구축된 B2C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권했다.

 

B2C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활용하면 언어, 배송, 결제수단, 신뢰도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직접 영문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절감되고, 소비자 접근이 좀 더 용이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인 지마켓은 영문샵 운영을 통해 B2C와 C2C 해외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류드라마, K-POP 등의 영향으로 해외 구매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수출에 관심을 갖는 판매자(수출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류의 메카가 중국과 일본 등 비영어권이라는 특성을 생각하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하는 게 좋다. 현지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대부분 입점 대상에 대한 요건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일본의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은 이미 한국상품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상품 연간 매출 규모가 약 2억 엔, 월 방문자수는 누계기준 약 6만명 정도다. 중국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는 작년 기준으로 회원수가 3억7000만명을 넘어섰고, 일일 방문자수가 60000만명에 이른다. 타오바오에서도 현재 한국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어떻게 홍보(Promotion)할 것인가?’

 

보고서는 일본과 대만에서 한류 스타 광고 효과가 컸지만, 중국과 베트남은 한류 스타 광고의 영향이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커뮤니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SNS)가 매우 중요한 홍보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소기업도 한류 스타 광고 없이 해외 시장에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으로, ▲전 세계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고 ▲고객과 1대1 소통이 가능하며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게 동영상 커뮤니티와 SNS를 활용한 홍보의 장점이다.

 

동영상 활용 광고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자사 제품에 적합한 동영상을 고르는 일이다. 수많은 한류 영상 중 자사 제품과의 연관성과 타깃 고객층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영상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광고 방법은 공략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한류 동영상을 선택하는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최근 트렌드를 모니터링 하는 게 필수다.

 

적절한 가격(Price) 전략은?

 

마지막으로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는 가격 전략과 관련해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말고 “프리미엄 전략으로 바꾸라”고 권했다.

 

한류 초기 국내 업체들은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평균 소득수준이 낮은 중국 및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도 우리 상품이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탓에 지금까지도 한국 상품은 ‘저가 상품’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그러나 저가 상품 위주의 공략은 가격 경쟁만 부추겨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부른다. 가격 경쟁에 따른 품질 저하가 반대로 한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기도 한다.

 

지나친 가격 경쟁을 벌이다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식품시장에 진출했던 한국 선식업체들을 꼽을 수 있다.

 

지난 8일 코트라 오사카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선식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일본시장에서 선식을 대량 판매하는 데 성공했으나 수익이 별로 남지 않아 일본 선식시장 자체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불렀다.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는 “한류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50% 이상이 ‘크다’ 또는 ‘매우 크다’고 답했다”면서 “한류는 해외 소비자의 한국 상품 구매에 직접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보고서는 “한류를 통해 개선된 이미지가 우리 상품에 대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작용함에 따라 한류 상품은 중고가를 겨냥하는 경우라도 품질과 디자인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 한류와 상품간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이 한류를 한국 상품의 ‘프리미엄화’를 실현시키는 지렛대로 잘 활용할 경우 무리한 가격경쟁에 따른 출혈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