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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초등학교 운동장서 기준치 2배 방사선 검출

환경운동연합, 인터넷 카페 회원 제보로 조사…월계동보다 검출량 적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국내 평균 방사능 수치보다 최대 2배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17일 인천 영종도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조사한 결과, 운동장 모래바닥에서 국내 평균 방사능 수치인 0.05~0.3μSv/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이 측정되고, 높은 곳은 최대 2배 이상의 방사선량인 0.62μSv/h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의 초등학교 운동장 방사선 조사는 16일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부모들의 인터넷 카페인 ‘차일드세이브’ 회원의 제보를 받고 이뤄졌다.

 

인천 영종도 초등학교에서 검출된 방사선 수치는 지난 1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검출된 방사선량에 비하면 적지만, 장소가 어린이들이 주로 생활하는 초등학교 운동장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단위 체중을 기준으로 어린이는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이 어른에 비해 3배, 물은 7배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똑같이 오염된 공기와 먼지를 흡입하더라도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단위 체중 당 훨씬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몸으로 들어오게 됨을 뜻한다. 게다가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는 세포 분열이 활발해 방사선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 수치는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감안해, 하루에 6시간만 노출을 가정했을 때도 성인남성기준의 연간피폭허용선량인 1mSv/년(연간 밀리시버트)인 수치를 넘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방사능은 기준치 이하라도 위험하다. 방사능은 피폭량에 비례해 암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어떤 방사능도 안전하지 않다는 게 의학적 결론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무엇보다 어린이는 방사능 피폭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일반인 기준치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운동장은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장소이기 때문에 먼지를 통해 방사능 물질이 체내로 흡입될 수 있고 호흡을 통해서도 내부피폭이 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운동장에서 정상범위를 넘어선 방사선량이 발견된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는 긴급한 원인조사와 함께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조사에서 운동장에서 표면의 흙을 걷어내 방사선량을 측정했고, 표면에 있는 흙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방사선량이 검출되지는 않았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정밀조사가 진행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표면의 흙은 원인이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월계동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이후 우리 주변의 생활 속 방사능에 대한 관심이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책임부서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하다’, ‘문제없다’ 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해당 학교에 대한 정밀조사를 시급히 진행해서 방사능 핵종과 원인에 대해서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당학교와 인천시교육청 등에도 관련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하고 추가 조사와 대응활동도 계속 할 예정”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