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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명인의 김치이야기(7)

김치의 세계화 - 계획은 치밀하게, 실천은 차근차근

경제성장과 더블어 최근에 우리것을 찾는 여유가 생기면서 한류 열풍이 세계로 확산, 한식의 세계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치는 대표적인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으로 독특한 맛과 우수성이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한식세계화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김치를 과학화 또는 현대화하고 이어서 세계화를 시작한지도 10수년이 지났다.


한국인의 식탁에 김치는 필수적인 반찬이기 때문에 해외에 이주해간 한국인은 어디를 가나 김치를 먹고 있고 따라서 김치의 해외진출은 이민의 역사와 같이 한다.


우리와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는 삼국시대부터 왕래하거나 그곳에 강제로 이주해간 백제인들도 어떤 형태의 김치를 먹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김치의 세계화는 일본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일본이 가장 큰 수출대상국이 되고 있다.

 

김치의 수출은 수년간 연간 2만톤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대부분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바 일본에서는 지금 김치가 선풍적인 인기 속에 매년 급성장을 하여 전체 절임 류 중 30%에 달해 400여 가지나 되는 절임 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김치가 일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본 본토에서 한국산 김치의 이용은 전체 김치의 10%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본에서 초기의 김치는 빨간 고춧가루를 첨가한 것이 특이하여 어떤 절임 류 에도 고춧가루를 넣으면 김치라는 명칭을 붙였다한다.


그만큼 우리의 김치를 몰랐고 우리의 김치 맛을 신비롭게 생각하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한국김치의 맛을 알고 만드는 법을 알게 되면서 우리의 김치와 어느 정도 비슷한 양념을 사용하여 소위 모방기에 들어섰다.

 
일본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겉절이 형태의 아사쓰게에 양념을 버무린 소위 아사쓰게 김치 또는 다래김치를 개발하여 이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이것이 많은 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나는 양념을 버무려 숙성시키되 그 빛깔을 더욱 빨갛게 파프리카 등으로 착색시켜 우리의 김치와 비슷하게 만드는데 이것을 본격김치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소위 기무치라고 하는 것에는 이 두 가지가 포함되는 것이다.  그리고 김치를 응용한  김치찌개, 김치전골, 김치라면 등 김치의 인기에 착안하여 10수종의 제품이 상품화되어 출시되고 있어서 김치의 상품화가 우리보다 활발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이제는 일본과 동일선상에서  싸워야 할 처지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싸움에서 우리나라의 승산은 결코 보장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김치는 연간 20만톤에 육박하고 있어 김치의 종주국이라는 우리나라는 오히려 김치의 수입국이라는 말이 타당할런지도 모른다. 김치의 세계화는 고가의 우리 김치를 해외에 확대 보급하고 저가의 수입김치를 최소화 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이제 김치산업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한 제2의 도약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김치산업의 안정성 확보이고 이를 위해서는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 확보되어야 한다. 농작물 특히 원예작물은 기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지난해의 배추파동이나 지금의 고추가격의 폭등이 계속되는 등 원료수급이 매우 불안정하다.


빨간 태양초 고춧가루를 사용한 김치를 원하는 한국인에게 화력건조를 한 화건 고춧가루로는 그 빛깔을 충족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곳에서 태양건조를 한 저렴한 가격의 중국의 수입고추를 쓰고 있다. 가격이나 품질을 위해서는 우리의 농산물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수입을 해서라도 원료의 수급을 안정화시켜야 그 토대 위에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대상국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해야 할 것이다. 공산품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은 우리의 시장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연구활동까지도 조사하고 그것을 토대로 하여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김치시장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하고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일본 뿐 아니라 수출대상으로 잠재력이 큰 중국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은 파오차이(苞菜)라고 하는 많은 종류의 절임 류가 있지만 지방이 많은 요리를 줄겨먹는 중국인들에게 김치와 같이 상큼한 맛의 절임 류가 잘 부합되고 김치찌개와 같은 김치응용요리도 잘 부합되므로 이용가능성이 크다. 김치의 저장성을 감안한다면 인접국인 중국이 유리한 수출국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로는 우리 기업체들간 해외시장에서 과다경쟁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해롭다는 것을 깨닫고 기업간에 선의의 경쟁이나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김치의 위생성이나 품질향상을 위해서 산업체는 품질관리요원의 과감한 확충이 절실하게 요망된다.


지금처럼 저임금의 근로자 수준의 대우로는 이러한 인력의 확보가 어렵고 이런 형편에서는 제2의 도약을 기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정부에서도 운영자금지원이나 수출지원도 중요하지만 김치산업 발전을 위한 백서 등  기초적인 연구나 역할 분담의 연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지원이 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김치는 매운 맛이 강하고 특유한 맛과 냄새 때문에 외국인이 익숙하기 어렵다. 따라서 활발한 시식회를 통해서 김치와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 주어야 하겠다.

 
이상 단편적으로 몇 가지를 서술해봤지만 이제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김치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철저하게 조사 분석하여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김치수출이 정체되고 일부 김치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김치가 우수하니 우격다짐으로 먹으라고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다.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히 참을성 있게 실천해 가는 것이 세계화의 첩경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