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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맛 분석하는 '자석 혀' 개발

덴마크·이탈리아 연구팀 핵자기 공명 분광기 사용해

식품 맛을 분석해 인간의 미각을 ‘달다’ ‘쓰다’ ‘시다’ 등의 맛 성분을 알아낼 수 있는 ‘자기 혀(Magnetic Tongues)가 유럽에서 개발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미국 온라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데일리>는 미국화학회(ACS)가 9월 23일 발간한 학술지 <식품화학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자기 혀를 이용한 토마토 통조림 맛 분석에 대한 연구결과가 실렸다고 전했다.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와 <식품화학>에 실린 논문 내용을 정리하면, 덴마크와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핵자기 공명 분광기(NMR Spectrometer)’를 이용해 자기 혀를 개발중이다.   

이 연구에는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화학과와 나노과학센터(iNANO),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II의과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안토니오 란다조(Antonio Randazzo)와 안데르스 말멘달(Anders Malmendal) 등 두 나라 연구진은 식품의 냄새와 맛을 알아내는 일은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단순히 식품 원료들의 혼합뿐 아니라 맛을 보는 사람들의 감정 상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식품 맛을 알아내려면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기 어려운 사람의 관능적 특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식품업체들은 제품의 맛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 코(electronic nose)처럼 전자감지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식품 분석기는 대부분 일부 식품의 성분만 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료 전처리 과정이 까다로워 실용성이 부족하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란다조와 말멘달 연구팀은 핵자기 공명 분광기를 이용한 자기 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화학>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진은 서로 다른 토마토 통조림 18종에 대한  핵자기 공명 분광 분석을 통해 사람이 평가하는 맛 대부분을 자기 혀로도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오히려 핵자기 공명 분광기가 사람보다 앞서 식품 맛을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핵자기 공명 분광기를 통해 식품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어떤 화합물이 어떤 맛을 내는지 규명해냈으며, 자기 혀 개발이 식품업체들이 비교적 저비용으로 제품 맛을 평가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