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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칼끝 재벌가 딸들 '제빵사업' 겨누나

블리스·보나비·조선호텔 베이커리…계열사 특혜 조사중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MB정부 정책기조에 맞춰 최근 재벌그룹 계열 백화점 납품업체 부담 줄이기,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조사 등을 추진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엔 재벌가 딸들이 주도하는 제빵사업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신문과 방송은 앞다퉈 10~11일 공정위가 롯데, 삼성, 신세계 등 재벌그룹 딸들이 잇따라 뛰어든 고급 베이커리 업체들이 계열사들로부터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공정위 조사는 재벌가 딸들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업체들이 계열사 건물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일반 베이커리 업체들보다 판매수수료, 임대료 등을 낮게 책정 받는 방식으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에 따른 조처로 보인다. 

 

공정위가 재벌가 딸들의 베이커리 업체들에 대해 조사중이라는 것은 지난 10월 17일 공정위 조사관들이 블리스 본사를 찾아 거래내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는 사실과 함께 드러났다.

 

장선윤 블리스 대표이사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차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블리스는 프랑스의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의 사업권을 따낸 뒤 올해 5월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일산점을 시작으로 전국 12개 롯데백화점 지점에 입점했다.

 

이처럼 설립 1년도 채 안 된 신생업체가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이 블리스에게 다른 업체보다 낮은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의혹은 최근 꾸준히 일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보니, 블리스는 롯데그룹 계열사로 장선윤 블리스 대표이사의 어머니(신영자)가 사장인 롯데쇼핑이 블리스 지문 30%(3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관심의 초점은 공정위가 롯데 계열 블리스뿐 아니라 삼성, 신세계 등 다른 재벌가 딸들의 베이커리 업체들까지 조사하고 있는지에 쏠리는 상황이다.

 

삼성 쪽에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가 유럽식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오른쪽 사진)를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티제는 호텔신라 F&B사업팀으로 출발해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주)보나비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설립된 보나비는 호텔신라가 100%(100만21주) 지분을 소유한 삼성그룹 계열사다. 보나비는 현재 삼성의료원, 제일기획, 삼성타운 등 삼성그룹 계열사 건물에서 아티제를 운영하고 있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도 관심사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이 조선호텔 베이커리 주식의 40%(80만주)를 보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로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달라와요’와 조선호텔 델리 브랜드 ‘베키아 에 누보’(왼쪽 사진)를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운영중이다.

 

공정위 쪽은 롯데 외에 삼성과 신세계 딸들의 베리커리 사업 조사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이라는 명분으로 대기업 부당거래를 없애기 위해 칼을 빼든 공정위가 과연 롯데뿐 아니라 삼성·신세계 두 재벌그룹 딸들의 베이커리 사업에 계열사들이 특혜를 주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합리적인 조처를 취할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