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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식품수출 중국어라벨 붙여라

수입식품 관리·감독 강화…'중국어라벨' 없으면 압수·벌금


중국 정부가 최근 수입식품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중국에 식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다롄무역관의 ‘마케팅현장르포’와 중국 현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올 9월부터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포장지에 성분 등을 표시한 중국어 라벨이 붙어있는지 여부를 집중 단속중이다.

 

단속결과 중국어 라벨이 없는 식품에 대해선 제품을 압수한 뒤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다롄무역관은 “중국 정부가 공상국 아래 식품안전분국을 설립해 수입식품 관리감독을 강화하며, 대형 마트 등에서 무작위로 수입식품의 중국어 라벨 부착 여부를 단속해 중국어 라벨이 없는 경우 판매금액의 3배를 벌금으로 부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 6월 1일부터 중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포장 식품에 중국어 라벨 부착을 의무화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다롄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의 ‘식품안전법’ 제66조는 수입포장식품의 중국어 라벨은 식품의 명칭과 생산 일자, 보존기한, 성분, 원산지 등을 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해당 식품을 수입한 중국 내 수입·유통 업체의 명칭과 주소, 연락처 등도 적혀있어야 하는데, 중국어 라벨이 없거나 규정에 맞지 않는 제품은 수입을 금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수입식품 관리·감독 강화 움직임이 우리 식품의 중국 수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수입식품 중국어 라벨 관리가 한층 강화되면서, 중국 현지의 한국식품 수입업체와 소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식품 대부분이 중국어 라벨을 붙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롄무역관 보고서를 보면, 한국식품 수입업체인 다롄대관무역유한공사(大連大關貿易有限公司)와 한국식품 소매업체인 다롄쟈저우마트(大連嘉宙超市)는 한국산 식품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내 대표적인 한국식품 수입업체인 다롄대관무역 담당자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식품 중 대략 90%가 중국어 라벨이 부착되지 않은 상태로 수입됨에 따라, 직원들이 라벨 프린터기로 하나씩 중국어 라벨을 인쇄해 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제품별로 생산 일자에 따라 유통기한이 다르기 때문에 대량 인쇄를 맡기거나 재포장을 하기는 원가 부담이 너무 높다”며 “전반적으로 중국어 라벨 부착을 위한 시간과 인력 소모로 인해 원가가 올랐다”고 밝혔다.

 

중국에 수출된 한국 식품의 포장에는 대부분 유통기한만 표기돼 있고 제조 일자가 없지만, 중국어 라벨 규정에 따르면 반드시 제조 일자도 표기돼야 해 제품별로 유통기한에 따라 제조 일자를 계산해 입력해야 한다는 게 다롄무역관 설명이다.

 

다롄무역관은 “다롄대관무역이 수입한 제품(한국식품) 중 일부가 중국어 라벨 미부착으로 단속에 적발돼 제품을 압수당하고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가 끝난 후 벌금 등 행정처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롄지역 최대 한국식품 및 일용품 전문 마트로 다롄에 6개, 랴오닝성(遼寧省) 잉커우(營口)에 2개 매장을 보유한 다롄쟈저우마트 사정도 다롄대관무역과 다르지 않다.

 

쟈저우마트 담당자에 따르면, 중국은 예전부터 수입식품에 반드시 중국어 라벨을 붙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이전에는 라벨에 대한 관리가 그리 엄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식품 안전문제가 빈발하고,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면서 수입식품에 대한 감독도 갈수록 엄격해졌다.

 

쟈저우마트도 최근 자주 검사를 받고 있는데, 일부 중국어 라벨이 없는 제품에 대해 중국 정부의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쟈저우마트는 이 같은 사정을 중국 내 제품 수입업체에 전달했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고 한다.

 

다롄무역관은 “한국식품 중 상당수가 중국어 라벨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쟈저우마트의 소매판매 부분에 상당히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 내 한국식품 수입·유통 업체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데 대해 다롄무역관은 “중국 소매점에서 중국어 라벨 미부착과 규격 위반으로 단속되는 한국식품이 증가할 경우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식품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롄무역관은 중국인들의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한국식품의 중국 진출 전망은 밝은 편이나, 중국 정부의 수입식품 관리감독은 앞으로 더욱 엄격해질 것이므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선 중국 수출용 제품을 제조할 때부터 별도 포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