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박종철 교수의 김치콘서트(1)

김치, 어디에 좋은가?

미국의 건강잡지인 ‘헬스’는 2006년에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우리 김치가 스페인의 올리브유, 일본의 콩, 그리스의 요쿠르트, 인도의 렌즈콩과 함께 세계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헬스 푸드로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헬스지는 ‘왜 김치를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김치는 비타민 A, B, C가 함유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락토박실러스로 불리는 건강 박테리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 신문이 한국의 김치특집기사를 2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김치를 넣은 핫도그 김치사진을 큼직하게 실은 이 신문은 “김치 냄새가 다소 고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프랑스산 고급 치즈에도 특이한 냄새가 있다"며 "모험심을 갖고 김치 시식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권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김치가 외국인의 시각에서 조명되는 일이 빈번해질수록 김치 세계화가 앞당겨질 것은 당연하다. 외국인도 인정하는 김치가  어디에 좋은지 이번호에서는 김치효능에 대해 살펴본다.

김치는 동맥경화 예방에도 유효하다. 동맥경화는 동맥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결과적으로 탄력성을 잃게 되는 특징을 가진 질환으로, 뇌졸중이나 심장병 같은 심혈관계질환의 원인이 된다. 
 

부산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김치는 비만억제효과, 혈중 지질저하 효과, 동맥경화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김치의 비만억제효과는 이미 임상실험을 거쳐 확인된 바 있다.

 

비만 여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동결 건조한 김치 3g(생김치 30g)을 알약 형태로 6주간 섭취시킨 결과, 총 체지방 함량은 낮아졌으나 체중이나 복부지방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김치를 섭취시키면서 운동을 병행시켰을 때, 운동만 시킨 그룹에 비해 체지방량이 유의적으로 감소해, 김치의 체중 감량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김치는 항암식품 리스트에도 올랐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연구팀은 실험쥐에 발암물질을 복강 주사해 간암을 발생시키고 난 다음 김치의 간암억제효과를 관찰했다.

 

실험쥐에게는 한국인이 평소에 섭취하는 정도의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동결건조하고 사료에 섞어서 각각 먹였다. 배추김치로는 발효 전 배추김치와 발효 후 배추김치를 시험하였다. 

 

발효 전 배추김치와 발효 후 배추김치를 먹은 쥐 그리고 발효된 깍두기를 먹은 쥐들은 일반사료만을 먹은 쥐보다도 모두 간암병소의 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따라서 발효된 배추김치, 발효 후 배추김치, 그리고 발효된 깍두기는 모두 간암 억제효과를 갖고 있는 것이다.

 

김치의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김치 추출물이 인체 위암세포, 인체 결장암세포, 인체 골육암세포, 인체 혈액암세포, 인체 간암세포 등에서 인간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연구되었다.

 

유병중인 특수 생쥐에 암세포를 이식하고 김치추출물을 투여하여 종양의 변화를 살펴보았는데 생체에서도 종양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였다.  
 

김치는 발효 중에 생성된 젖산 등의 유기산과 김치의 다양한 재료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식이섬유소 때문에 변비예방효과가 있다.

 

김치의 고식이섬유 함량은 대장에서 김치유산균의 활동으로 발효되어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세포사망의 기전으로 알려진 아폽토시스를 유도하여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노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현대인들의 관심을 끄는 훌륭한 김치의 효능이다.

 

김치에는 비타민 C, 베타-카로틴, 페놀 화합물, 클로로필 등이 많아 항산화작용을 한다. 노화를 억제하는데, 특히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노화촉진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김치의 섭취는 혈중 지질농도 감소효과를 보였으며 노화가 지연되는 효과가 있다고 부산대 연구팀이 발표했다.

 

피부는 노화가 되면서 탄력성이 감소되는데, 진피내의 콜라겐이 변성되고, 표피가 얇아지며 진피의 탄력성 및 수분 감소 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김치 섭취군의 생쥐들은 대조군보다 피부표피두께가 두껍게 유지되었다. 피부 각질층은 얇았으며, 진피조직에서 새로운 콜라겐 형성도 많아 김치의 섭취가 피부 노화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산대 연구팀은 전한다.

 

김치는 천연발효식품이므로 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이에 관여한다. 특히 젖산균에 의한 동질 또는 이질의 젖산발효가 주로 진행되므로, 젖산균의 종류와 그 작용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젖산균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속과 로이코노스톡(Leuconostoc) 속들이며, 이들이 증식하고 발효작용이 이루어지면 대사에 의하여 여러 가지 물질들이 생산된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바로 이 유산균의 보고이다. 서울대 연구진은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이 내장지방의 축적을 감소시킨다는 효능과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 작용도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김치에 들어 있는 고추 성분인 캅사이신(capsaisin)은 에너지 대사 특히 체지방질의 분해 연소를 촉진하는 작용이 알려져 있다. 백색 지방조직의 지방분해를 촉진시키고 생체내의 에너지 소비 기관인 갈색 지방세포에서 열 생산을 증가시켜 주므로 결과적으로 체지방질을 분해하고 연소시키는 연속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을 거쳐 체내 지방질 축적량을 내려가게 만드는 것이다.

 

김치는 김치재료 자체가 갖는 주 영양소와 함께 발효과정에서 유래되는 영양소 및 식물 기능성성분을 갖는다.

 

김치의 비타민 C와 카로틴의 공급원은 채소류로부터 유래되고, 비타민B군은 젓갈류 등의 해산물에 많다.

 

특히, 고춧가루는 비타민C 및 카로틴의 공급원이며 굴은 비타민B군의 주요 공급원이다. 비타민B1, B2, 니아신, B12는 담금 초기에 다소 감소하였다가 맛이 좋은 시기가 되면 최대치를 나타내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김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채소발효식품이자 건강식품이다. 지금까지도 수백 가지 종류의 김치로 진화하며 우리 입맛을 지켜주고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하며 건강식탁의 주인공으로 있어준 고마운 식품이다.

 

김치는 한국인의 삶의 동반자인 것이다. 배추와 같은 주재료 외에도 다양한 양념을 사용하고 젖산균에 의하여 발효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산물이고 평생 먹어도 부작용이 없어 더욱 으뜸가는 건강식품이다.

 

김치에는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소중한 기능성 물질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위에서 밝힌 식욕증진, 다이어트 효과, 정장작용, 동맥경화예방 그리고 피부노화억제효과, 항암작용 등이 나타난다.

 

<글·사진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약자원학과 교수/순천대 김치연구소장>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