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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음식' 대중화 잰걸음

CJ제일제당 수출대행 계획…농진청 130여종 산업화 지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통음식과 식문화의 가치가 높아져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종가음식’ 산업화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는 추세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3일 “한식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종가음식’이 일본 유명 백화점에 진출하는 등 산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 8개도 15개 종가에서 130여 종가음식을 발굴해 산업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종가음식 산업화를 위한 첫 노력은 지난해 11월 열린 코리아푸드엑스포에 참가한 김포 배천조씨 종가음식을 일본 유명 백화점인 이세탄백화점 관계자에게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농진청은 지난해 코리아푸드엑스포 기간 중 종가·명가음식전시회를 열어 창녕조씨 명숙공 종가의 ‘사위 첫 생일상’(위쪽 사진), ‘책거리상’ 등을 고급 한식 아이템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자리한 이세탄백화점은 지난 5일부터 김포 배천 조씨 종가음식을 ‘고가’라는 브랜드로 한식당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세탄백화점에서 파는 음식은 불고기, 갈비찜, 닭갈비 등 한식 메뉴 7종이며, 김포 배천 조씨 종부 김현숙씨가 일본을 방문해 음식 조리법을 직접 가르쳤다.

 

김현숙 종부는 앞으로 해마다 4회 이상 정기적으로 일본을 방문해 컨설팅을 해주면서 종가에서 생산하는 청, 식초 등을 수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전통장 추천 요청에 따라 농진청이 소개해준 충북 보성선씨 종가의 아당골된장은, 지난 9월 CJ제일제당의 지역식품브랜드 발굴·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본격적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최대 6개월간 연구원과 기술팀의 컨설팅을 통해 품질 표준화와 위생관리 등을 지원하면서, 대형마트 등에 대한 유통과 해외 수출까지 대행할 계획이다.

 

또 ‘백년손님 사위의 첫 생일상차림’으로 유명한 강릉의 창녕조씨 종가는 농진청의 지원을 받아 강릉시 난곡동에서 ‘서지초가뜰’이란 농가맛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집에서는 직접 기른 농산물로 만든 종가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지난 5월 30일 서울 특급호텔 한식당 운영 책임자를 대상으로 연 종가음식 상품화를 위한 간담회 결과, 호텔 관계자이 종가음식에 높은 관심을 보여 현재 외식 상품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농진청은 전했다.

 

농진청은 오는 11월(9~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푸드엑스포에서도 종가음식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코엑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올해 종가음식전시회에서 농진청은 지난해부터 발굴한 의성김씨 김방걸 종택의 ‘건진국수’ 재령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의 ‘반상차림’(왼쪽 사진)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영 농진청 전통한식과 연구관은 “앞으로 음식재료와 레시피 등에 대한 매뉴얼화를 추진하는 한편, 종가음식에 종택, 역사, 인물 등의 스토리를 접목시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산업체와 연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