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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돼지허파, 시중 유통

출혈.농양 등 폐렴 흔적 발견...별도의 안정성 검사 없어 소비자 주의 요망

 

 

사육환경 개선, 축사 개량 등 관련 법 보완 시급


폐출혈, 폐기종 등 각종 폐질환에 걸린 돼지허파(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록 의원이 익명의 제보자와 함께 K 도축장에서 무작위로 돼지허파 10개를 수거해 그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본 결과 10개 가운데 4개에서 출혈이나 농양 등 폐렴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폐렴에 걸린 돼지 허파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데다 대부분 별도의 등급판정이나 안정성 검사 없이 도축장 또는 축산물 시장에서 경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돼지 허파는 음식점이나 길거리 노점에서 순대와 함께 팔리는 데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해서 청소년들과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다.


돼지는 대부분의 동물들과 달리 콧속에 털이 나질 않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그 중에서도 폐렴에 잘 걸린다.


특히 우리 농촌의 경우, 돼지를 밀폐된 공간에서 대량으로 사육하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악취가 심하며 구제역 같은 전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돼지 축사는 돼지 사육장 바로 아래에 분뇨 통을 가지고 있는데 고약한 냄새와 함께 암모니아나 아황산 같은 유독 가스들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열악한 사육 환경은 돼지들의 질병이나 폐사로 직결된다.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새끼돼지 폐사율은 24.7%로 이탈리아(15.0%)나 영국(16.5%), 네델란드(17.2%)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다.


김영록 의원은 "사육 환경과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구제역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과 고급육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지난 번 구제역으로 가축을 잃은 많은 농가들이 재입식을 시작하는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농민들에게 축사시설개선자금을 지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전문가들은 돼지 부속품들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급히 관련법이 개정 또는 보완돼야 하며 돼지 허파는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