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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음료시장 격변 불러

3조6000억 국내 음료시장 부동의 1위 롯데칠성을 해태음료를 인수한 LG생활건강이 맹추격하고 있어 ‘음료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해태음료의 정상화와 이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이 가시화되면 음료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통해 냉장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돼 냉장주스, 냉장커피는 물론 유제품 등의 영역에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국내 음료시장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연간 성장률 2~3%대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음료시장은 3조5559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매년 10% 이상 성장을 예고했다.

롯데칠성은 36.7%로 1조3000억원, 코카콜라는 17.6%로 6267억원, 해태음료가 10.3%로 3665억원, 동아오츠카가 5.3%로 1879억원, 웅진식품이 5.1% 등을 각각 점유한 것으로 관측됐다.

LG생활건강이 지난 10월 29일 전격 해태음료를 인수함에 따라 자회사인 업계 2위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를 주축으로 1위인 롯데칠성음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 음료시장 지배력이 24%대로 올라간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36.7%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고 점유율 17.6%의 코카콜라와 10.3%의 해태음료를 합하면 LG생활건강의 음료시장 점유율은 27.3%대로 업계 2위를 굳히며 부상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인해 LG생활건강은 해태음료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 생산, 물류 등의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기존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음료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무엇보다 해태음료의 프리미엄골드주스 등 냉장주스 유통채널 확보로 냉장주스, 냉장커피, 유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가능해 진다.

일단 그동안 들여오지 못했던 코카콜라 본사의 냉장음료 브랜드를 신규로 도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휴회사인 다농의 다양한 발효제품도 모두 유통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은 냉장 유통망이 없어 다농 유제품 판매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국한했다.

특히 코카콜라에다 해태음료 영업망이 추가되면서 1위 업체인 롯데칠성의 43% 수준이던 영업망이 76% 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자판기 등의 영업설비도 롯데칠성의 70% 선에서 93% 수준까지 따라가게 될 것이란 계산이다.

코카콜라의 주력 공장인 여주공장(5만1000평)의 2배 가까운 해태음료 천안공장(9만3000평)을 확보하게 돼 생산성 향상과 함께 수도권 물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철원의 다이아몬드샘물 외에 해태음료가 보유한 평창의 우수한 취수원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생수시장 확대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평창공장은 다이아몬드샘물의 3배가 넘는 10만t의 생수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이 롯데칠성음료와 경쟁할 정도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취약해진 해태음료 영업망을 조기에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태음료는 대주주가 아사히맥주로 넘어간 이후 매출 감소와 함께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05년 매출 3184억원에 161억원의 적자로 전환한 뒤 작년 순손실은 429억원에 달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10%를 넘었던 해태음료의 시장점유율도 영업실적 부진으로 인해 작년엔 7%대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은 1990년대 중반 음료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매출 부진으로 1999년께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차석용 대표가 취임한 후 2006년 녹차 브랜드 ‘루’를 출시하면서 음료시장에 진출한 뒤 2007년에는 영업망 등의 강화를 위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했다.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한 후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 다이아몬드샘물을 인수했고 지난 3월에는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보틀링업체인 한국음료를 인수하는 등 음료사업을 확장해 왔다.

업계에서는 해태음료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 LG생활건강이 롯데칠성의 강점인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버금가는 막강한 브랜드와 영업망을 보유하게 돼 시장점유율 확대는 어렵지 않을 것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그만큼 높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측은 해태음료와는 주스부문에서 시장이 겹치고 롯데칠성은 델몬트와 트로피컬, 해태음료는 썬키스트가 있어서 앞으로 경쟁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양사와 함께 음료시장의 파이를 같이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데에 공감했다.

웅진식품과 동아오츠카도 어차피 2·3위 업체가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일부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하지 않겠냐는 등 긴장된 표정들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체 음료의 40%를 차지하고 연간 23억병의 음료 생산으로 국내 음료기업들 중에서 가장 많은 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활동이 국내 전체 음료시장에 큰 영향을 주면서 국내 음료기업들을 자극하고 새로운 제품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해왔다.

1991년에는 음료업계 최초로 월 순 매출액이 500억원을 달성하면서 음료업계의 최고가 될 기반을 만들었고 이후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음료 시장의 1위 기업으로써 음료시장 확장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통문화 혁신 운동을 추진했고 환경보호를 위한 환경방침 도입과 고객만족 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활동이 바로 음료시장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