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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서 배추金치 사라지고 있다

배추값 폭등으로 학교 급식에서 배추김치가 사라지고 있다.

1일 전국의 각급 학교 등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측과 납품업체간 단가 차이로 급식김치 입찰이 유찰되거나 김치공장이 아예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입찰 유찰 등으로 공급차질 = 지난달 말 대전지역 250여개 학교가 급식김치 입찰을 진행했으나 10여개 학교에서 유찰됐다.

충북에서도 1주일 전 농촌의 한 초등학교가 김치납품 입찰에 나섰으나 유찰됐고 한 납품업체는 단가가 맞지 않아 공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북에서는 매주 10∼12t의 김치를 학교에 납품하던 진안 부귀농협의 마이산 김치공장이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27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또 광주에서는 김치 등 급식 납품업체 대표 17명이 최근 연명해 단가조정 등을 요구한 상태다.

다른 지역에서도 김치 납품업체들이 기존 단가로는 납품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학교 입장에서는 단가를 현실화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조만간 학교 급식에서 김치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체 "납품할수록 손해" = 이처럼 김치 납품업체들이 입찰에 적극적이지 않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은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

배추 한포기 값이 1만5000원선까지 올라 김치 1㎏을 생산하는 데 8000원 안팎이 들어가는 반면 급식 납품단가는 2500원선, 많아야 3000원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납품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불어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입찰에 나서기는 하되 고의로 입찰가를 예상 납품단가보다 훨씬 높게 써내 유찰을 유도하는 경우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에서 김치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80여개 학교에 납품하고 있는 최명호(44)씨는 "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로서의 책임감에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납품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1㎏당 5000∼6000원씩 손해를 보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체식단 마련 분주 = 사정이 이렇자 일선 학교에서는 직접 배추김치를 담그거나 대체식단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충북과 강원 등지의 초.중학교 상당수가 학교에서 배추김치를 직접 담가 급식으로 내놓고 있으며 울산에서도 배추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재료로 직접 김치를 담가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또 경남지역 학교들도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나 장아찌, 채소 겉절이 등을 대체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울산지역 한 학교 관계자는 "과거처럼 학교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면 급식 조리원들이 다소 힘들겠지만 배추가 너무 비싸 어쩔 수 없다"며 "단무지, 깍두기, 속박지 등 김치를 대신할 수 있는 반찬을 내놓는 횟수도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