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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제품 유해성 '경고등'

나노입자의 인체 유독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나노가 폐와 간에 유독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은나노 입자의 흡입독성을 시험한 결과 동물실험에서 폐와 간에 독성을 나타냈다고 24일 밝혔다.

은나노 등 나노입자는 생활용품과 의료영역에 확산되고 있지만 최근 잇따른 해외 연구에 따르면 나노입자는 인체에 들어온 후 초기에 침착한 장기에서 매우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흰쥐에 은나노 입자를 90일 동안 공기로 흡입시키고 부검한 결과 암수 모두 폐포염이나 염증성 세포덩어리가 폐에서 발견되는 '육아종성 부위' 등 폐조직 이상이 발견됐다.

실제로 흰쥐들은 은나노 흡입량이 늘어날수록 1회 호흡하는 기체의 양이 감소해 폐의 호흡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암컷에서는 또 담즙관 과형성이 나타나고 염증으로 인한 간세포 부종(swelling) 등 간조직 이상도 나타났다.

연구책임자 유일재 박사는 보고서에서 "조직검사 결과 은나노의 흡입독성이 주로 폐와 간, 신장 조직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은나노를 고농도로 흡입한 쥐에서는 면역세포의 변화도 확인됐다.

은나노와 함께 활용도가 높은 금나노도 흡입독성 실험에서 폐조직 이상을 나타냈다.

금나노를 흰쥐에 90일 동안 흡입시킨 결과 염증세포 증가 등 폐 조직의 이상이 관찰됐다.

또 금나노 흡입농도가 증가할수록 폐와 신장에 침착된 금나노 입자의 농도가 증가했으며 암컷에서는 뇌에서도 높은 금나노 침착량을 보였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유일재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나노제품을 만드는 노동자들에게 독성을 나타내는 나노물질의 농도를 파악하기 위해 매우 높은 농도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생활용품을 통해 노출되는 농도는 이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그러나 "나노물질의 유익성을 누리기에 앞서 안전성이 평가돼야 하지만 적절한 위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나노기술의 안전성 연구 필요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