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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위 무상급식예산 삭감 '후폭풍'

경기도교육위원회가 초등학생의 무상급식 예산 중 절반을 삭감하는 바람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도교육청 홈페이지는 삭감 다음날인 24일부터 이틀째 방문객이 폭주해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예산을 삭감한 교육위원들에 대한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다음 아고라의 찬반토론 코너에는 삭감에 반대한 이재삼, 최창의 두 위원을 지지하는 댓글이 1000건 이상 달리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삭감된 초등생 무상급식 예산은 171억1000만원 가운데 절반인 85억5500만원으로, 전체 교육위원 13명 가운데 1명이 불참한 채 의장을 제외한 12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7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이 예산은 그동안 저소득층 가정 자녀 10만7000명에게 지원하던 무상급식을 학생수 300명 이하 소규모 초등학교 400여곳의 15만3000여명에게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예산의 절반이 줄어들면 수혜 어린이 역시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삭감에 동의한 교육위원들은 경제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어린이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차기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으로 보았다.

한 위원은 집행부를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통계에 의하면 초등학생 중에 자의적으로 점심을 거르는 학생은 있어도 형편이 어려워 밥을 굶는 경우는 단 한명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의 과정에서 유옥희, 최운용 위원 등은 "무상급식보다 시급한 사안이 많고 부유한 학생들에게까지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교육예산 여건상 어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돈창, 한상국 위원은 "투자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불요불급한 사업 예산" 이라며 "더 급한 교육환경개선사업을 먼저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 예산 삭감을 주도한 위원들은 25일 전화를 받지 않거나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아 통화할 수 없었다.

반면 이재삼, 최창의 위원은 삭감을 반대하며 동료 위원들을 설득하다 좌절되자 본회의장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임시회에서 예산결산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창의 위원은 동료 위원들이 삭감을 고집하자 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두 위원은 "정파적인 논리를 떠나 합리적으로 예산을 심사해야 한다"면서 "배고픈 아이들이 눈치 안 보고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무상급식 예산은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