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영규 아태식재료종합무역상사 대표

3만불 규모 토종식재료 싱가포르 첫 수출
동남아 넘어 러시아.유럽까지 진출 청사진


“현재 우리나라에서 식재료 수출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어려울 것 같으면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업이 바로 식재료 수출사업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재료 수출에 대한 마인드는 협소하고 공격적이지 못합니다. 태국, 베트남도 이룬 식재료 수출을 우리나라가 못한다고 어떻게 장담합니까”

서울 양재동 aT센터 맞은편 건물에 위치한 아태식재료종합무역상사(이하 아태식재료)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영규 대표는 한국 식재료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2월 19일 식재료 관련 9개 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한 국내 최초의 식재료수출기업인 아태식재료가 설립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현지 외식업 및 급식소 전문 납품업체에 3만 싱가포르달러(한화 2900만원)의 한국 식재료를 수출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태식재료는 이번 첫 수출을 발판으로 중국과 러시아, 더 나아가 미국과 유럽까지 한국 식재료를 수출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아태식재료는 중국 베이징의 SCM이라는 업체에 비빔밥 나물, 오징어 소스, 김치 소스 등을 수출할 예정이며,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바이어 계약이 거의 성사 단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도 한국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아태식재료가 해외시장 개척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식재료 수출 후발주자가 좀 더 원활하게 식재료를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식재료 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선 국산 식재료가 얼마나 경쟁력이 갖추고 있는 지가 논란이 된다. 특히 가격경쟁력의 경우 값싼 동남아산 식재료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이 대표는 “일반인들은 한국 식재료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벌크포장해 대량으로 수출할 경우 가격을 많이 낮출 수 있다”며 “설령 동남아산 보다 다소 가격이 비싸다해도 주요 타겟을 중.고급 외식업체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식재료 수출의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인업체 의존 탈피 현지업체 공략 관건
국내산 식재료와 연계된 한식세계화 필요


이어 이 대표는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비싼 일본도 식재료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는 없다”며 ”한국 식재료 수출업체들이 좀 더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재외한인동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현지업체를 직접 공략한다면 식재료 수출의 미래는 밝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표는 식재료 수출과 농수산업과의 연계성도 강조했다. 식재료 수출이 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업인들의 소득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다생산으로 물가가 떨어져 농산물을 수확하기도 전에 갈아엎는 사태는 식재료 수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단지 식재료 수출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생각 보다 우리 농수산업을 지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식재료 수출에 임하고 있다”며 “아태식재료가 농수산물의 생산부터 수출까지 종합적으로 컨설팅해주는 ‘농수산물 매니지먼트사’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현재 정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한식세계화 사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식세계화가 식재료와 농수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 보다 한식의 영문 명칭 제정 등 홍보와 관련된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산 식재료 및 농어업인에 대한 소득 창출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한식세계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일본이나 기타 식재료 수출에 성공한 나라들과 같이 우리나라도 반드시 한식세계화와 식재료, 농축수산업이 연결돼도록 법 제정을 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