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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국급식인연합회 대표

“현재 전국의 학교급식 시장은 저가 입찰제 납품형태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거의 모든 업체가 적자에 허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현재 전국적으로 줄 도산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2학기 중에는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그 여파가 심각한 형태로 나타날 것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한국급식인연합회 김수영 대표이사는 본지 기자와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현재 중소 급식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특히 앞으로 3~4년 후 CJ나 풀무원 등 일부 대기업이 학교급식 시장 전체를 독점하게 될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최저가 입찰구조는 향후 2~3년 안으로 어떤 형태로든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몇몇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학교급식 사업에 진입해 3~4년 안으로 급식시장을 독점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유통구조가 취약한 중소급식업체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겁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가 시행하고 있는 과감한 유통구조 혁신으로 중소급식업체들도 대기업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장담했다. /편집자


대부분 적자 허덕 중소 급식업체 아사 직전
대기업 학교급식 독점 유통혁신 대응 자신


복잡한 유통 탓 경쟁력 상실

현재 중소 식재료 생산업체가 일선 학교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선 유통회사와 대리점, 판매업체 등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생산업체에서 출고된 제품이 이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인 학교까지 도착하면 그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어서 중소업체는 가격경쟁력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40여개의 한국급식인연합회 판매 협력 업체가 각 시·군을 맡아 생산업체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므로 중간단계의 유통거품은 모두 제거될 수 있다”며 “생산업체가 한국급식인연합회에 가입하게 되면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에서 벗어나 한국급식인연합회의 유통망을 통해 직접적으로 학교에 제품을 납품하게 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급식인연합회의 전국 조직도를 보면, 한국급식인연합회의 판매 협력 업체는 전국 1만2000여곳의 학교 중 840곳을 맡아서 납품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지역 학교 200곳과 천안·아산·서산 30곳, 대전 150곳, 청주 20곳, 대구·울산·경주 60곳, 부산 100곳, 진주·창원·마산 80곳, 전주·광주·순천 100곳, 울산 50곳, 평택 50곳의 학교에 납품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으로 물류혁신을 꼽았다.

지금까지 생산업체는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제품을 만들어 다음날 새벽에 배송을 시작하므로 아침에나 일선 학교에 제품이 도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제품에 치명적인 하자가 발생할 경우 생산업체들은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의 물류시스템은 낮 시간에 제품을 만들어 밤 시간에 배송하는 기존의 물류 방식과 달리 새벽에 제품을 생산해 낮에 배송하는 ‘낮 물류’ 시스템이기 때문에 소비자인 학교 측이 제품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해도 충분히 대처할 시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급식인연합회의 혁명적인 유통구조와 새로운 방식의 물류시스템은 최저 입찰제에 따른 마진 하락과 급식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급식업체에게 가격경쟁력 제고와 고객서비스 향상의 기회를 제공해 향후 대기업이 급식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충분히 경쟁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중소업체 이익 대변 위해 조직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중소급식업체의 연합조직으로 설립된 한국급식인연합회가 대기업의 시장 독점에 맞서 중소급식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수십년 동안 급식사업에만 매달렸던 중소업체들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폐업하는 일만은 막고 싶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중소급식업체들은 저가 입찰제 등 어려운 시장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급식업체들은 더더욱 대기업의 시장 독점의 발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로 한국급식인연합회가 조직을 키우고 연합해 스스로 일어서는 것만이 중소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가 대기업의 시장독점에 대응할 수 있는 연합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더 많은 중소급식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연합회의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합회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면 향후 급식시장에서의 전망은 밝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한국급식인연합회는 급식관련 생산업체와 전국의 일선 급식업체들의 연합회입니다. ‘참자연 愛’라는 통합브랜드를 통해 전국의 협력업체들과 일치단결해 판매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향후 급식시장이 확대 재편돼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연합조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만약 한국급식인연합회가 좀 더 업그레이드 돼 시장에 진입한다면 향후 급식시장의 점유율은 ‘한국급식인연합회’ ‘풀무원’ ‘CJ’ 순서로 재편될 것입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의 주인은 연합회에 가입한 모든 협력업체라고 강조한다. 한국급식인연합회 자체가 협력업체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기 위해서 설립된 단체이기 때문이다.

“한국급식인연합회는 사단법인이 아니라 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회원사에게 현실적인 이익을 주기 위해서죠. 회원사들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서로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한국급식인연합회도 자연히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국급식인연합회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HACCP 인증 품질 자신감

김 대표는 협력 생산업체의 제품 품질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까지 한국급식인연합회에 가입한 9개 생산업체 대부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HACCP 인증을 받은 업체이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다른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실제로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급식인연합회에 가입한 협력 생산업체 중 두부류를 제조하는 ‘푸른들 영농조합(대표이사 정한두)’과 묵 류를 생산하는 ‘맑은 해오름(대표이사 문일환)’, 고춧가루 류 제조업체인 ‘강원농산(대표이사 박순옥)’, 수산물 류 제조업체인 ‘한려엔쵸비(대표이사 이상규)’ 등 4개 업체는 식약청 HACCP 인증업체이며, 나물류 생산업체인 ‘자연채 영농조합(대표이사 박용출)’은 HACCP 인증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오리 및 오리훈제 류 제조업체인 ‘가람에프엔에스(대표이사 기현욱)’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HACCP 인증을 받았으며, 건어물 및 기타특식 류 생산업체인 ‘참자연(대표이사 이은주)’은 해외에서 HACCP 인증을 받았다.

이 외에도 가루류 제조업체인 ‘천호식품(대표이사 박종간)’은 대구 바이오산업 지원센터 협력업체이며, 잡곡류 생산업체인 ‘임계농협(대표이사 윤증만)’은 친환경 잡곡 생산업체이다.

김 대표는 “한국급식인연합회 협력 생산업체는 모두 HACCP 기준에 걸맞는 위생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각 업체들은 청결하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이물질제거기와 금속검출기, 공기브러쉬세척기, 자외선살균기 등 첨단 생산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 모두 학교급식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업체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업체의 제품보다 품질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