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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웰빙 식품 ‘봄나물’

나른한 봄철 활력·식욕 불어넣는데 제격
노지서 키워야 맛·영양 높고 생명력 강해
해열·진통 항암 효과 등 각종 약효도 지녀


제대로 알고 먹으면 ‘보약’


달래·냉이·씀바귀·봄동·두릅·돌나물….

제철 봄나물이 한창이다.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며 춘곤증을 쫓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겨울 꽁꽁 언 땅을 헤치고 나온 봄나물은 비닐하우스에서 키워낸 나물에 비해 맛과 영양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생명력 또한 강하다.

묵은 김치에 물린 입맛을 되살려주고 나른한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데도 도움이 된다.

천연 웰빙식품인 봄나물은 특히 간기능 회복, 해열·진통·항암 효과 등 약효를 지닌 것이 대부분이다.

알고 먹으면 보약이나 다름없는 봄나물은 의외로 종류가 많다.

돋는 순서대로 보면 입춘 무렵엔 입춘오신반이라 해서 움파·산갓·당귀싹·미나리·무순 등이 있다.

2월에는 씀바귀와 물쑥, 3월엔 달래·냉이·민들레 등 향이 강한 나물이 차례로 우리 밥상에 오른다.

풍부한 비타민C 감기 막아

◇쑥 =
한방에서 애엽·애호·황초·애봉 등으로 부르는 쑥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100g당 칼슘 9.3㎎, 인 55㎎, 철분 10.9㎎, 비타민A 7940IU, 비타민B 0.16㎎, 비타민C 20㎎. 니아신 4.5㎎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쑥 한 접시(약 80g)면 비타민A 하루 필요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고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강장·이뇨·진정·해열·진통·월경불순 등에 두루 효험이 있으며 뜸을 뜨거나 찜질용으로 널리 이용된다.

최근엔 항암과 피로회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냉이 = 나생이 또는 나숭개라고도 하는 냉이는 채소 가운데 단백질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도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이다.

냉이의 콜린 성분은 간장 활동을 촉진시켜 간 기능 회복에 보탬이 되고 리노르산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가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적혀 있다.

달래 칼륨성분 빈혈에 효과

◇달래 =
이른 봄 밭이랑이나 논둑 가에 무리지어 자라는 달래는 파와 비슷한 향미를 지녀 입맛이 없을 때 미각을 살려준다.

알뿌리는 둥글고 지름이 1㎝ 안팎이며 큰 것일수록 매운 맛이 강하다. 비타민A, B₁, C가 골고루 들어있고 특히 칼슘과 칼륨이 많다.

달래의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짜게 먹는 편인 한국인의 식단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빈혈을 없애주고 간장 기능을 개선해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나리 = 비타민이 풍부한 미나리는 독특한 향미가 있어 입맛을 잃기 쉬운 봄에 먹으면 식욕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특히 비타민A의 경우 배추(100g당 94IU) 보다 25배나 많은 2300IU가 들어있다.

‘동의보감’에는 미나리가 혈압강화·해열·진정·두통·숙취에 효험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가끔 독미나리를 먹고 구토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치쿠톡신이라는 독 성분 때문이다.

섬유질 풍부 장 건강에 도움

◇씀바귀 =
달래, 냉이와 함께 ‘봄나물 삼총사’로 통하는 씀바귀는 쓴맛이 강해 붙여진 이름이다.

100g당 칼슘 76㎎, 인 34㎎, 철분 3.7㎎, 비타민A 1만1630IU(배추의 124배) 등이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B₁, B₂, C 등도 풍부하다.

면역증강 효과가 높아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열·속병·악창(惡瘡)을 다스리고 항암·항알레르기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두릅 = ‘산채의 왕’으로 불리는 두릅은 줄기에 가시가 돋아 있고 그 가시에서 순이 돋는다.

어린 순을 따서 먹으며 한 줄기에서 네댓 차례 채취할 수 있다.

다른 채소에 비해 단백질이 아주 많고 칼슘과 비타민A와 C, 섬유질 함량도 많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조성이 뛰어난 영양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두릅나무의 껍질을 ‘총목피’라 하여 당뇨병과 신장염·위궤양 등에 약재로 쓰고 잎·뿌리·열매는 건위제로 쓴다.

◇원추리 = 원추리는 춘궁기에 가난한 사람들이 뿌리에서 녹말을 추출하여 떡을 만들어 먹었던 구황식물이다.

씁쓸한 맛 때문에 산채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한번 맛을 보면 좋아할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난다.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이 고루 들어있고 한방에서는 이뇨·해열·진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엔 원추리 뿌리가 아들을 낳는 데 효험이 있다고 하여 여인들이 품에 넣고 다니는 풍습이 있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렀다.

◇돌나물 =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돌나물은 담백하고 씹히는 느낌이 좋아 무침 또는 김치감으로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한방에서는 피를 맑게 하고 대하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줄기에서 나오는 즙은 화상을 입었거나 벌레에 물렸을 대 약재로 쓰기도 한다.

◇봄동 = 달고 사각거리며 씹히는 맛이 좋아 봄에 입맛을 돋우는 겉절이나 쌈으로 즐겨 먹는다.

배추보다는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어리고 연하며 아미노산이 풍부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고 향이 진하다.

비타민C와 칼슘도 풍부하다.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해 위장의 활성화를 도와 변비와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한 향과 상큼한 맛 잃었던 입맛 되살려
양념 적게 쓰고 익히는 시간 줄여야 제맛
어리고 연하며 잎·줄기 색 선명해야 신선


조리 단순해야 영양 고스란히


봄철 상차림은 향긋한 봄나물로 시작된다.

구수한 냉이국, 상큼한 달래 무침, 살짝 데친 두릅 등 봄에 나는 갖가지 나물로 밥상을 차리면 맛과 건강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훌륭한 웰빙 식단이 된다.

봄나물은 어리고 연하며 잎과 줄기의 색이 선명해야 신선하다.

봄나물은 뜯은 후 오래 두면 억세지므로 바로 조리해야 영양 손실이 적고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수 있다.

쓴 맛이 있는 나물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에 여러 번 행구고 떫은 맛이 나는 나물은 물을 자주 갈아 주면서 충분히 우려낸 후 조리한다. 봄나물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요리하지 말고 끼니마다 조금씩 준비해 먹는 게 좋다.

봄나물을 요리할 때는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적게 쓰고 익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불에 올려 오래 굽거나 익히지 않고 간단한 조리만으로도 풋풋한 봄의 향기를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싱싱할 때 뜯어온 봄나물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햇볕에 바싹 말렸다가 한지에 싸 비닐로 포장한 뒤 냉동고에 넣어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국·무침·죽 등에 응용 가능

채소 가운데 단백질 함유량이 가장 많은 냉이는 뿌리가 희고 길며 진초록에 검붉은 빛을 띠는 게 신선하다. 응용되는 요리는 국·무침·죽 등 다양하다.

나물이나 국을 끓일 때는 잡티를 깨끗이 골라내고 물에 씻을 때 살살 주물러서 풋내를 빼야 한다. 삶아서 물에 담가 두면 쓴맛이 빠지고 부드러워진다.

냉이국에는 뿌리도 함께 넣어야 제맛이 나고 생으로 무칠 때는 참기름을 맨 나중에 쳐서 양념이 골고루 배게 한다.

쌉쌀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뿌리가 깨끗하고 둥글며 줄기가 길어 갈래갈래 갈라지는 것이 좋다.

연한 것은 그대로 고춧가루·간장·깨소금·참기름을 넣어 무쳐 먹고 매운 맛이 강한 것은 된장찌개나 된장국에 넣으면 향이 좋아 식욕을 돋워준다.

씹히는 맛과 향이 그만인 돌나물은 연한 것은 초고추장에 날로 무쳐 먹거나 국물을 넉넉히 넣어 물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무칠 때는 날것을 그릇에 담고 양념을 넣어 키질하듯이 그릇째 까불어서 간이 고루 가도록 한다. 손으로 주물러 무치면 풋내가 나서 맛이 떨어지고 무쳐서 오래 두면 숨이 죽어 볼품이 없다.

씀바귀는 뿌리가 실하고 잎이 깨끗하며 시들지 않은 것을 골라 삶아서 물을 여러 차례 갈아주어 쓴맛을 뺀 뒤 조리한다. 입맛이 없을 때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아주 좋고 소금물에 삭혀 김치를 담가 먹어도 별미다.

‘산채의 왕’ 두릅은 끓는 물에 살짝 삶아 찬물에 헹군 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진한 향과 상큼한 맛이 그만이다. 또 날것 그대로 튀김옷을 입혀 튀겨 먹으면 쌉쌀하면서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별미로 꼽힌다.

손으로 주물러 무치면 풋내나

비타민C가 사과보다 많이 들어 있는 쑥은 맛이 강해 하루쯤 물에 담갔다 먹는 것이 좋다. 이른 봄에 나는 어린 순은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어도 맛있다. 또 떡을 할 때 떡반죽에 넣으면 빛깔과 향기가 좋아져 식욕을 돋운다.

봄동은 잎이 크지 않고 속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고소하고 달짝지근하다. 겉절이를 할 때는 소금에 절이지 말고 먹기 직전에 썰어서 무쳐야 특유의 사각거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생채를 만들어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버무린 밥이나 국수위에 듬뿍 올려 비벼 먹거나 쌈으로도 널리 이용된다.

응용분야가 다양한 미나리는 끓는 물에 아주 살짝 데쳐내야 향을 살릴 수 있다.

이른 봄철 입맛이 없을때 생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에 버무리거나 썰어서 볶아 먹으면 식욕 증진에 그만이다.

생선 매운탕이나 전골에도 빠질 수 없는데 다른 재료가 다 끓고 났을 때 재빨리 넣어 살풋 끓여야 제맛이 난다. 김치를 담글 때 곁들여도 독특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원추리는 이른 봄 솟아 나온 어린 순으로 나물을 하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날것 그대로 올리브 오일에 볶아 먹어도 맛이 있다. 밥을 지을 때 원추리 꽃을 넣으면 꽃향기가 배어 독특한 향미의 원추리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