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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과학검역원 구제역 특별대책 추진

해마다 봄이 되면 구제역 비상이 걸린다. 추위가 물러가고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봄철, 기온이 10~20℃, 습도가 60% 이상일 때 구제역 발생율이 가장 높아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사슴 등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동물에 감염되는 급성전염병으로 돼지열병과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등과 같이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또한 동물에 따라 치사율은 5~55%로 다양하게 보이나, 전염성이 매우 높아 한번 발생하면 많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세계 모든 국가에서 근절과 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뿐만 아니라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과 2002년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서 발생해 직접 피해액만 총 4440억원(2000년 3006억원, 2002년 1434억원)이 들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부진과 가격 폭락,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투입된 인력과 예산 등 간접피해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행히 구제역 청정국이기는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과 대만 등 인접국가에서 구제역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관계당국 및 축산농가 등에서는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이들 지역을 여행하는 해외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한민국 영토를 들고나는 모든 동물과 축산물에 대한 검역 및 검사를 맡고 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원장 이주호)의 2009년 구제역 특별방역 대책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병원균 유입 차단 위해 공항·항만 등 검역 만전
해외여행객 불법축산물 반입 자제 등 적극 홍보


중국·몽골 등 구제역 빈발


구제역 발생이 빈번한 중국과 몽골, 북한 지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구제역이 발생·확산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2005년 4월 산동성에서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된 이후 내륙지방인 강소성과 하북성, 청해성, 감숙성 등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1월 22일 신강성에서, 2월 11일 상해시에서 각각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한 베트남에서도 지난 1월 19일 롱안성과 북부 선라성, 중부 콘톰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메콩삼각주(Mekong Delta)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구제역 발생 국가와의 인적·물적 교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축산 분야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지난 2007년 1131개소 3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267개소 32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자칫하면 구제역 방역망이 뚫릴 수도 있다.

이에 수의과학검역원에서는 예년과 같이 구제역 유입 가능성이 높은 3~5월 중에 ‘특별 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국경검역은 중국·베트남 등 인접 국가 발생상황을 감안해 2월~6월까지 특별대책을 실시한다.

구제역이 감염지역내 사람이나 의복, 물, 음식 등에 의해서도 유입될 수 있으므로 특별대책 기간 동안 검역원은 15개국, 33개 노선에 달하는 위험국 운항노선의 여행객에 대한 휴대 축산물 집중검색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현장 검역관을 평시 79명에서 95명으로 증원하고 탐지견도 22두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226개나 되는 모든 입국장에 총 423개의 발판 소독조를 운영해 신발 소독을 실시하고, 노후된 소독조 교체와 소독약 살포 등 관리 실태도 수시로 지도·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기내에 남은 음식물은 모두 소독·폐기할 수 있도록 하고 관세청 등과 협조해 밀수 축산물 단속 및 압수 축산물 폐기처분을 추진하며 처리업체에 대한 정기점검도 실시해 구제역 방역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검역원은 또 수입건초로 인한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 인도네시아 등 구제역 위험국산 수입건초는 현지에서 1번, 도착해서 1번 총 2회 소독하고 바이러스 존재여부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 후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매년 축산분야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는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국제노동재단에서 취업 교육시 구제역 등 악성 가축질병 방역 교육을 받게 하고, 외국인 농업연수생의 경우 입국시 농협과 협조해 검역원에서 구제역 관련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국농장 방문 주의 요망

구제역 발생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여행객에 의한 유입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원인은 역학 조사결과 해외여행객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바 있다.

하지만 구제역 등 악성가축병원체가 묻어 있을 수 있는 불법축산물이 해외여행객들에 의해 반입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어 강도 높은 국경검역과 함께 해외여행객들에 대한 구제역 관련 교육 및 홍보도 필요하다.

이에 검역원에서는 여행객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출국자를 대상으로 전광판과 포스터, 현수막, 검역안내서, 홍보캠페인 등을, 입국자에 대해서는 기내 안내방송과 입국장 PDP, 홍보물 배포 등을 실시해 휴대축산물 반입금지와 외국농장 방문자제 등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검역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해 해외여행 인솔자 교육과정에 ‘구제역 검역’ 교육을 실시토록 하고 단체여행 알선 업체와 인솔기관은 출국전 검역원에 신고하도록 했으며, 특별대책기간 중 가급적이면 중국, 베트남 등 구제역 발생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검역원은 항공사와 선사, 여행사, 관광협회 등 외국여행 관련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검역 홍보문을 게재하고, 특별대책기간 직전과 직후에 캠페인 행사를 집중 실시해 홍보효과를 더욱 높여나갈 예정이다.

24시간 비상체제 가동

검역원은 물샐틈없는 국경검역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대책기간 중 유관기관들과 함께 상황실과 24시간 비상 연락체계를 가동해 신속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검역원은 3개반으로 구성된 긴급방역반을 편성하고 직원들의 비상 연락망을 통해 구제역 발생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는 동원체계를 확립할 뿐만 아니라 가축질병 신고전화(지자체:1588-4060, 검역원:1588-9060)를 운영하는 등의 조기 발생 신고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초동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오는 4월 중 각 도별 3개 시·군을 무작위로 선정해 ‘구제역 도상 훈련(CPX)’을 실시하며, 5월경에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훈련에 참여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을 소집해 평가회의를 개최 우수 시·군을 선정해 포상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구제역 특별방역 대책에 대해 검역원 관계자는 “구제역은 지난 2000년, 2002년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한번 발생하면 축산업은 물론 식품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구제역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검역원뿐만 아니라 축산농가, 관련업계 종사자 및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