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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식중독사고 원인은 식용유"

지난달 25일 발생한 충남 연기 초등생 집단식중독 사고와 관련, 장어를 튀기고 난 '폐식용유'에서 농약성분인 '카보퓨란'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 연기경찰서는 8일 "학생들의 급식메뉴인 장어양념튀김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달 28일 장어 원시료와 밀가루, 식용유 등 장어양념튀김의 10여가지 재료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면서 "그 결과 장어를 튀긴 뒤 보관중이던 폐식용유에서 농약 성분 '카보퓨란'이 검출됐고 그 외 다른 재료에서는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식용유 등 식재료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튀기고 난 폐식용유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조리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조리사와 영양사 등을 상대로 고의나 실수로 독성물질이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조리사와 영양사의 위생복과 장갑, 모자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했으며 이들을 다시 소환해 조리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 외에 사고당일 함께 급식을 받은 다른 학생들도 농약 성분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한 연기 모 초등학교는 이날 "증세를 보인 학생들을 제외하고 같은 급식이 운반된 인근 초등학교 2곳의 전교생 164명에 대해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32명이 농약 중독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의의 소견을 받았다"며 "이들 학생들에 대해서는 혈액검사 결과와 함께 정밀검사를 다시 실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재검사 명단 가운데는 사고가 발생한 이 초등학교 학생 23명과 함께 이날 조리된 같은 급식을 받은 인근 S초교 학생 8명, Y초교 학생 1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검사를 실시한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농약에 중독되면 혈액 속의 콜린에스터라아제라는 효소의 활성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32명에게서 이 콜린에스터라아제 수치가 정상치보다 최대 2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농약 성분에 의한 중독 가능성이 의심돼 혈액 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낮 12시50분께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31명이 점심 급식을 먹은 뒤 집단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조사를 벌인 결과 급식메뉴인 장어 양념튀김에서 농약 성분의 일종인 '카보퓨란'이 1㎏당 92.7mg, 토사물에서는 1㎏당 347mg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