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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초교생 식중독, `장어'에서 독성물질 검출

지난 25일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는 급식메뉴인 장어양념튀김에 들어 있던 독성물질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를 조사중인 충남 연기경찰서는 28일 "장어양념튀김에서 농약 성분의 일종인 '카보퓨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장어양념튀김에서 1㎏당 92.7mg의 카보퓨란이 검출됐고, 식중독증상을 보인 초등생 31명의 토사물 가운데 장어양념튀김에서 347mg의 카보퓨란이 나왔다는 분석결과를 넘겨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문제가 된 냉동장어는 지난 6월17일 경기도의 한 식품업체가 페루에서 수입한 것으로, 지난 22일 이를 구매한 연기군의 한 식품업체는 사고당일인 25일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급식용으로 납품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계자는 "경기도에 있는 장어 수입업체와 연기에 있는 납품업체에서 냉동장어의 시료를 넘겨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며 "장어나 튀김기름 등 장어튀김 성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장어튀김에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독성물질을 넣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낮 12시50분께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 학생 31명은 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은 뒤 구토와 어지러움 등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가운데 박모(12)군 등 2명이 한때 중태에 빠졌으나 지금은 호전된 상태다.

장어에서 검출된 '카보퓨란'은 카바메이트계 독성 물질로 주로 농약이나 살충제 등에 사용되며 실험용 생쥐의 반수치사량(전체의 50%가 죽는 비율)이 체중 1㎏당 5-14㎎에 해당할 정도로 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경우 카보퓨란 성분의 농약으로 작업하던 사람에게서 오심, 메슥거림, 눈이 아른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 바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중독사례가 보고된 바 없으며 대표적인 카바메이트계 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의 반수치사량이 1㎏당 1.8g인 것과 비교할 경우 카보퓨란은 적은 양으로도 치사량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