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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초등생 식중독 원인 두고 의견 분분

충남 연기 초등생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식재료 일부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독성물질을 음식에 넣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연기경찰서는 27일 "학생들이 먹은 근대된장국이나 장어양념튀김이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 오전 학생들의 가검물과 급식 식재료, 식기류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사고 당일 점심으로 먹은 음식은 장어양념튀김과 근대된장국, 계란찜, 김치, 우유 등인데 이 중 계란찜과 김치, 우유 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해 학생들에게서 동공이 축소되고 침을 흘리거나 근육경련, 호흡곤란 등 증세가 나타난 점이 살충제 등에 들어있는 유기인계나 카바메이트계 성분 중독 증세와 일치하는 사실에 비춰 국 재료로 쓰인 근대에 남아있던 농약이나 튀김 재료인 페루산 냉동장어에 첨가됐을지도 모르는 방부제 성분 등이 식중독을 일으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등에서는 잔류농약 등에 의한 중독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한 의사는 "식재료의 잔류농약이 문제였다면 급식을 먹은 학생들이 모두 중독됐어야 하는데 일부에게서만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점으로 미뤄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충남대 의대의 한 교수도 "요리를 하기 전 근대를 모두 씻었을 텐데 씻겨나가지 않고 남아있었을 미량의 농약에 학생들이 그 정도로 심한 증세를 보이지는 않는다"며 "독성물질이 묻어 있는 그릇을 요리할 때 모르고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페루산 냉동장어 방부제와 관련해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방부제에는 유기인계나 카바메이트계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잔류농약이나 방부제 성분에 의한 중독 가능성이 낮다면 고의나 실수에 의한 독성물질 첨가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사고 당일 같은 업체로부터 동일한 메뉴의 급식을 제공받았던 3개 초등학교 가운데 1개 학교 일부 학생에게서만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점은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고 전날부터 학교 급식실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돼 있었으며 당일 급식을 배분한 조리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물질을 넣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식중독 사고와 관련,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충남지부는 이날 오후 충남 연기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집단 식중독 원인이 독성물질로 의심되는 만큼 당국은 시급히 원인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5일 낮 12시50분께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 학생 31명은 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은 뒤 구토와 어지러움 등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가운데 박모(12)군 등 2명이 한때 중태에 빠졌으나 지금은 호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