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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8천포기' 최대 김장나눔 행사

서울에 첫눈이 내린 2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소외 이웃들이 먹을 5만8000 포기의 김장 김치를 만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국야쿠르트와 MBC프로덕션이 공동주관한 이 행사에서는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5만8000 포기(140t) 분량의 김장 김치를 담가 한국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다.

광장에는 베이지색 상의에 까만 바지 유니폼을 입은 2000여 명의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위생모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채 능숙한 손놀림으로 배추에 빨간 속을 채워넣는 장관이 연출됐다.

입김이 나오고 손을 꽁꽁 얼게 하는 날씨였지만 절여놓은 배추에 속을 채우는 손길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경쾌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일부는 절인 배추를 나르고, 일부는 배추의 속을 채워넣고, 일부는 완성된 김치를 플라스틱 통에 꾹꾹 눌러 담는 과정이 한편의 완벽한 드라마처럼 짜임새 있게 펼쳐졌다.

오후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와! 첫눈이다'는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제공한 배추 5만8000 포기(110t)와 양념 30t으로 이날 만들어진 무게 140t(5t 차량 28대) 분량의 김치는 불우이웃을 위해 한꺼번에 담근 최대 규모의 김장김치로 한국 기네스 기록에 오르게 된다.

`이웃사랑'이라는 간이 듬뿍 든 이 김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총 1만3000여 가구에 약 11㎏씩 전달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나보다 조금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모인 여러분이 있기에 경제위기를 다시 한번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화끈 화끈한 김장김치의 속처럼 뜨거운 우리의 사랑이 이웃에 퍼지게 하자"고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재옥(58) 씨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이 우리가 담근 김치를 먹는다고 생각하니 정이 더 담기게 된다"며 "우리 모두가 새벽부터 일을 한 뒤 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힘들지 않고 오히려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