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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음료에 발암물질 사용 여전

인체유해성 논란을 빚었던 방부제인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 음료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조사결과 드러났다.

본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심의 ‘웰치스’와 영진약품의 ‘영진로얄’ ‘마이화이바슬림’ ‘홍삼골드’ ‘진카스’ ‘영진뉴스타트-F’ ‘동충하초’ ‘선기력골드’ ‘영디천’ 등 제품이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영진약품은 2006년도에도 같은 이유로 생산중단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안식향산나트륨은 비타민C와 함께 존재할 경우 비타민C가 안식향산나트륨이 벤젠으로 변이되도록 촉매역할을 해 문제시됐던 식품첨가물이다. 이에 따라 미국 FDA는 제조기업들에게 이 두 성분을 같이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안식향산나트륨은 DNA를 손상시켜 간경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IARC)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한 대표적인 독성물질의 하나로 빈혈과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2006년부터 음료에서의 안식향산나트륨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건국대학교 식품안전미생물 연구실 서건호 교수는 “건강음료의 보존을 늘리기 위해서 식품첨가물인 안식향산나트륨을 넣는다”면서 “안식향산나트륨은 건강음료나 탄산음료, 주스와 같이 산도가 낮은 데에서 소량을 사용해도 효과 좋기 때문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KBS ‘스폰지 2.0’ 프로그램에서 음료에 안식향산나트륨을 첨가한 후 보존실험을 한 결과 보존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 30℃의 온도에서 일반우유와 안식향산나트륨을 0.5g 넣은 우유가 부패되는 모습을 지켜본 결과 일반우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유 양이 줄어들면서 덩어리진 반면 안식향산나트륨을 첨가한 우유는 양만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3일 경과 후에도 일반우유는 상한듯 완전히 굳어버렸으나 안식향산나트륨을 첨가한 우유는 양만 조금 줄어들었을 뿐 3일 전과 차이가 없었다.

프로그램은 또 다른 음료제품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안식향산나트륨으로 표기하진 않았지만 이름을 바꾼 ‘벤조산나트륨’이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벤조산나트륨은 효능과 효과는 안식향산나트륨과 똑같지만 이름만 바꿔서 표기된 것으로 실제로 안식향산나트륨이라고 쓰여있지 않았더라도 효능은 똑같다고 볼 수 있다고 프로그램은 지적했다.

안식향산나트륨의 유사명은 벤조산, 나트륨염, 벤조산나트륨, 나트륨벤조산으로 무려 4가지나 된다.

또 안식향산나트륨이 함유된 건강음료를 공주대학교 약물남용연구소에 벤젠검출을 의뢰해 실험한 결과 0.3ppb(피로회복제), 0.6ppb(기능성음료), 0.9ppb(자양강장제)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젠기준은 먹는물 기준인 10ppb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1ppb벤젠검출 음료를 10병 마시면 기준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국립독성과학원 위해관리기술연구과 이효민 실장은 “이번에 분석한 음료 중 벤젠 검출 수준은 모두 먹는물 기준인 10ppb 이하 수준으로 인체에 위해 염려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벤젠은 안식향산나트륨에 의해서도 생성되지만 과일 등 천연식품 자체 내에 포함돼 있는 벤조산 등이 분해돼 생성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박혜경 과장은 “10ppb는 먼지만한 양이 1리터의 물에 녹아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음료에 10ppb이하의 농도로 함유된 벤젠 농도를 갖고 위험성을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자체 문제라기 보다는 비타민C와의 반응에 의해서 벤젠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C와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다”면서 “이후 모니터링 결과 음용수 기준인 10ppb를 초과해 검출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정의 소혜순 운영위원은 “벤젠이나 안식향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몸에 축적이 안 돼도 접촉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