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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오는 31일로 잡혀있는 동아제약 임시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현 경영진과 강문석 이사 사이의 공방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현재 양측간에 3-4건의 법정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동아제약 직원들까지 상호비방에 가세해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강 이사측의 요구로 열리는 31일 임시주총에서 강 이사측이 요구한 추가 이사선임안이 가결될지에 대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호 비방, 신경전 격화 =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선출 과정에서 봉합되는 듯 했던 강신호 회장과 2남 강문석 이사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것은 7월초 동아제약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이 회사에 자사주를 매각하고, 페이퍼컴퍼니가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이후다.

강 이사측은 동아제약이 AAA+ 등급의 우량회사로서 얼마든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자사주를 매각해 세금과 부대비용 등 150억원을 낭비하고 ▲이 자사주를 페이퍼컴퍼니에 일시에 전량 매각함으로써 교환사채 중도상환이 발생할 경우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까지 일시에 부담해야 되는 등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방법을 이용한 것은 자사주를 변칙적으로 판매해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각된 자사주에 대해 의결권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또 강 이사측은 추가 이사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은 전직 대표이사였던 강문석 이사를 형사고소하는 등 거센 반격에 나섰다.

동아제약은 직원들까지 가세해 강문석 이사가 대표이사로 재직할 2003년 당시 경영실적이 악화된 점을 거론하며 강 이사가 회사를 인수합병의 먹잇감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

특히 동아제약은 강 이사가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며 이달 초 박인선 감사 명의로 강 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형사고소하는 '극약처방'을 동원했으며 강 이사의 해임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주총 안건 분석과 자문을 하는 '글래스루이스앤컴퍼니'와 ISS가 추천된 이사 전원 또는 1명을 제외한 인원에 대해 반대할 것을 추천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국내외 주주들에게 현 경영진을 추천할 것을 종용했다.

◇부자(父子)대결에 한미약품이 어부지리? =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이사 사이의 부자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드러난 지분 상으로 현 경영진이 강신호 회장 외 12인 6.9%, 오츠카제약 4.7%, 그리고 동아제약 직원 지분 1.4% 등을 합쳐 약 13%를 확보한데 비해, 강문석 이사외 17인이 16.0%로 약간 앞서 있다.

그러나 다음 주중 교환사채 지분 7.5%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양측의 의결권 확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또 국민연금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기관도 각각 5.1-5.6%와 7.9%나 되는 지분을 갖고 있어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중립 투표가 아닌 '투자자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어서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 주중 임시주총에 앞서 예정된 각 기관의 공시와 법원판결에 투자자들과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한편 업계 2위 제약회사인 한미약품과 우호세력이 현 경영진에 육박하는 12%의 지분을 갖고 있어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의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업계와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부자 분쟁의 최종 승패는 한미약품의 손에 달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결국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의 M&A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