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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하누촌 한우 300g에 8천원 `인기'

강원 영월군의 주천면 한적한 시골마을 장터에 조성된 한우마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농민을 비롯해 프렌차이즈 NH그룹과 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한 정육점, 식당 주인들이 한우 사육농가에서 고기를 바로 사들여 직접 파는 주천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8월 11일 처음 개장한 1500㎡ 규모의 다하누촌은 최근 마을 면소재지 인구보다 두 배가 넘는 하루 평균 1700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정육점과 전문식당도 처음 6개에서 14개로 늘어나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무엇보다 거세한 황소 한우 300g에 8000원을 비롯해 암소 300g 1만4000원, 양념 소불고기 600g 1만원이라는 일반 시중가보다 무려 4배 가량 싼 가격 때문이다.

이는 한우 유통과정에서 붙은 400%의 중간 마진을 없애 15%의 이익 만 남기게 한 것으로 목장에서 도매상을 거쳐 식당으로 이어지는 통상 6단계의 과정을 줄이고 직거래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또 각 매장마다 도축검사 증명서, 축산물 등급 판정서 등 생산자를 표시하는 확인서도 내걸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단체 관광객들은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아 한미 FTA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속에 시름에 잠긴 한우 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다가 정육점에서 구입, 다하누라는 간판이 있는 인근 식당에 가서 기본 상차림 값 2500원 만 내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해 식당 주인은 물론 채소를 공급하는 농가들도 지역 내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윤영순(40.여.수원) 씨는 "다하누촌 한우값이 싸고 맛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사람들도 많고 품질에 비해 값이 놀랄 정도로 싸 놀랐다"고 말했다.

식당을 경영하는 손영희(54.여) 씨는 "다하누의 맛과 가격이 알려지면서 부산, 인천, 서울 등 먼 곳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손님들이 만족하는 것 같아 신나게 일하고 있다"고 웃었다.

하지만 앞으로 한우 물량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생산기반 조성과 초저가 공세로 인해 기존 한우업체와의 갈등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영농조합 측은 다하누촌에서의 한우 도축물량이 평일 하루 7~8마리, 주말 20여마리로 이 추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연간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영월지역 한우 공급 물량이 바닥나면서 횡성, 평창 등 강원지역에서 한우를 사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계경 섶다리마을 회장은 "내년까지 주천에 60개 매장을 개업하고 전국에도 5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한미 FTA 시장 개방에 맞서 무너져 가는 축산농가 등 전통 한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이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