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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화합기업으로 변모한 솔표 조선무약

부도와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파산위기에 처했던 경기도 안산시 신길동 소재 솔표 조선무약합자회사(대표 박대규)가 `노사화합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노사갈등의 대표적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드디어 노사화합기업으로 인정받아 자치단체가 수여하는 상까지 받게됐기 때문이다.

1925년 설립된 조선무약은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야"라는 명창 김동진 선생의 광고문구로 유명한 솔표 우황청심원을 비롯, 쌍감탕, 위청수 등 낯익은 제품으로 한방제약업계에 선두주자로 꼽혔던 기업.

그러나 지난 2000년 8월 부도 이후 일부 노조원들이 사주를 감금 협박, 경영권을 빼앗아 회사를 경영하기도 했으며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검찰이 노조위원장 등을 구속하면서 사주측이 경영권을 되찾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측은 과거의 전 근대적 경영방식에서 탈피, 회사의 모든 자료를 낱낱이 공개하고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최소화하는 등 피나는 자구노력을 폈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경영위원회'라는 협의체를 구성,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그동안의 오해와 불신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상호 신뢰를 쌓는 토대를 마련했다.

사측의 이런 변화는 그동안 사측을 불신하며 적대관계에 놓여있던 노조를 변화시켰다.

노조원들은 스스로 임금인상요구도 자제한 채 연장근무를 마다하지 않았고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아내기 위해 채권자와 재판부를 설득하는 노력에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당시 240여명의 노조원은 법원으로부터 화의결정을 받기 위해 화의동의서를 들고 채권업체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눈물어린 호소와 설득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조선무약은 노사의 일치된 구사운동 덕택에 147개 업체로부터 동의서를 받아내 2003년 3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화의인가를 이끌어냈다.

조선무약은 이 같은 노사화합경영을 통해 지금까지 150억원의 부채를 갚았고 200억원대까지 떨어진 매출액도 300억원대로 끌어올리며 경영정상화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다.

물론 이 정도의 실적은 부도 이전의 연간 700억원대 매출에 비해서는 아직도 보잘것 없는 성적표지만 악성부채를 줄여나가면서 연간 3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착실히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박종환 경영위원회 위원장은 "노사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뛴 결과 노사화합은 물론 회사 경영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앞으로 부채도 착실히 갚고 영업이익도 최대한 올려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박대규 대표는 29일 오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10회 안산시 중소기업 대상 시상식에서 노사화합 부문 대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