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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급식 총체적 문제점”


식자재 검수·식단 작성 등 운영미숙 심각
수의계약·입찰 놓고 납품업자와 유착도



직영급식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교육당국이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학교급식 정책 토론회’에서 김화진 부교육감은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 급식 부분이 최하위로 기록됐다며 앞으로 직영급식의 취약점을 보완해 명품급식으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날 참석한 대다수의 패널들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학교급식 운영체제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영양사에 의존하는 식단 작성 ▷식재료 검수과정의 공정성 확보 ▷학교급식 관계자와 납품업자와의 유착관계 등 개선할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평고등학교 관계자는 “소속학교 영양사 및 조리사가 직접 구매 및 시장조사를 통해 식재료를 조달하는 것을 시교육청이 직접 예산을 산정해 각 학교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계약업무의 투명성이 증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일용계약직 영양사가 소신껏 일할 수 없는 근무환경이 조성되고, 학교장이나 일부 관리자의 의식이 결여돼 학생들의 급식만족도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식재료 납품업자의 편익 위주로 식단이 작성된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또한 짧은 시간 내에 음식을 조리해 많은 인원에게 급식 제공이 이뤄지므로 냉동식품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자연히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식재료의 단가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튀김이나 햄 종류의 반찬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납품되는 식재료가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쳐서 들어오는 건지 의심된다”며 “햄의 경우 납품업자들이 수도권 외곽 지역에 별도의 작업장을 만들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저가식품을 구입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상표를 부착시켜 유통하고 있다”고 납품업자의 부도덕성을 꼬집었다.

식자재협회 관계자는 이에대해 “학교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부 업체에서 납품을 하다보니 수익성이 감소돼 대기업 제품이나 검증된 제품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식품은 일반 공장에서 OEM을 받아 납품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납품해야 하는 유통업체로선 제품의 질이 낮더라도 납품할 수밖에 없고, 급식사고에 대해선 유통업체가 책임지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여러 안건 가운데 중점적으로 논의됐던 부분은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행이다.

특히 식재료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 따른 입찰·견적·수의계약 등이 갖고 있는 장단점이 부정행위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물론 위탁급식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직영급식에서 정도가 심하다는 의견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한 안전하고 우수한 식재료를 공급받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지만 인적·물적·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 때문에 부정한 업체가 적발되면 제도적 차원에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안양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비리와 관련해 가장 의식하는 것이 감사이지만 제도적인 범위만 벗어나지 않으면 비리 내용을 적발하기가 매우 곤란하다”며 “감사담당부서에서 학교급식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것이 비리 적발은 물론 식중독 예방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