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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잡채.신라면 좋아요” 외국인 관광객으로 활기 찾은 명동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롯데와 신세계의 행사가 취소되고 차분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의 연말은 맞은 명동의 밤 거리.

 

30일 밤 명동은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와 명동거리 중앙에 설치된 대형 트리가 모두 소등이 되어 시민들로 붐비던 일주일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명동거리 입구에서부터 길게 형성된 길거리 음식과 K-푸드 마켓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조용하지만 분주한 모습이었다.

매년 연말 약 7만명의 인파가 몰리던 과거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지만, 시민들이 “외국에 온 것 같다”는 말을 주고 받을 정도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음식점과 상점 등에 몰렸다.

가장 인기가 많은 길거리 음식은 잡채와 호떡이었다. 명동에서 잡채를 판매하는 상인 김모씨(51)씨는 ”비상계엄의 여파와 제주공항 여객기의 영향인지 내국인 손님이 크게 줄었지만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잡채와 호떡을 판매하는 길거리 매대에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또, 한국라면의 인기도 여전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관광객 유키(26)씨는 ”명동은 K-푸드 마켓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둘러보는 쇼핑명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라면을 끓여서 판매하는 매대에도 관광객들의 줄은 길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31일 서울 중구는 관광산업 위축 분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관광 패키지인 ‘투어패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가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시행하는 투어패스는 착한 가격으로 명소와 맛집, 문화체험 등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 패키지의 일종이다. 구는 이를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도 이어진다. 구는 가격표시제와 거리가게 정비, 위조품 단속과 식품위생 관리 등 관광객이 명동과 같은 명소를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영문과 한국어로 제작한 관광 안내지도 3만 8000부도 새해 1월 중 호텔 등에 조기 배포한다.

구는 관광 위기 극복을 목표로 중앙정부 및 서울시와도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관광객이 구의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동을 찾은 시민들은 명동 물가 오름세에 놀라워했다. 의 높은 물가에 당황해했다. 5년 만에 명동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미소(34)씨는 “길거리 오뎅도 하나에 천원대로 오르고 간단한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충무김밥도 11000원대”라면서 “명동은 한국인들에게도 상징적인 곳인데 관광객에만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좀 거북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