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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23 식품기업 성적표①]켈리와 진로로 글로벌시장 공략...하이트진로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하이트진로는 2023년이 맥주사업에 사활을 걸었던 한 해였다. 지난 3월 30일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서울 성북구 소재 삼청각에서 진행된 켈리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켈리(KELLY)’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맥주시장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대표는 "켈리는 맥주시장에 대한 소비자들 기대와 요구를 면밀히 관찰하고 오래 연구해서 만든 제품" 이라고 말했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출시한 테라 이후에 4년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켈리라는 제품명은 킵 내추럴리(keep naturally)를 줄인 말이다. 김인규 대표는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켈리는 덴마크에서 북대서양의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 특징이다. 켈리는 홍천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하이트진로의 홍천공장은 1997년 준공된 최대 주류 공장이다. 위치는 강원도 홍천 도둔산 자락 홍천강이 흐르는 곳에 있다. 연간 맥주 생산 규모는 500mL짜리 20병 들어가는 상자 기준 약 6500만 상자다. 지난해 41만6500kl(킬로리터)를 생산했다. 하이트진로의 또 다른 맥주 공장인 전북 전주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39만820kl다.

이택인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장은 "켈리가 테라보다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리고 있다"며 "각 라인끼리 호환이 가능해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홍천 공장에서 생산되는 켈리는 하이트진로 전체 켈리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현재 홍천 공장의 맥주 생산 비중은 테라, 켈리 각각 70%, 30% 수준이다. 지난달 하이트진로의 전체 맥주 판매는 켈리 출시 전인 3월 대비 약 33% 상승하고 2분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켈리'를 맥주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하이트진로가 소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은 연결 기준 39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3866억원) 대비 2.1% 증가한 금액이다.

 

사측은 '켈리'가 맥주 매출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켈리 출시 전인 1분기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은 1838억원이었지만  2분기 매출은 202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8% 늘어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시장에서 켈리의 전체 점유율도 40%대에 진입해 경쟁사와 격차를 좁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해외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소주 판매가 급성장 중인 유럽 시장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영국 대표 뮤직페스티벌을 후원하고 프랜차이즈 식당과 협업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다양한 프로모션 강화를 통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진로(JINRO) 브랜드를 홍보하고 대세감을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4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 2021년 대비 2022년에는 63% 성장하며 가속이 붙고 있다. 또한 하이트진로 영국 현지 거래선 출고 자료 기준 2022년 현지인 판매 비율이 77%를 기록하는 등 진로(JINRO)가 현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외에도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을 통해 현지인들이 한국 소주를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현지 외식 프랜차이즈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런던 대표 음식점 ‘야드 세일 피자(YARD SALE PIZZA)’의 10개 매장에서 JINRO 콤보 세트를 출시해 불닭피자와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복숭아에이슬’을 함께 구성해 판매한다. 또, 현지 치킨 브랜드 ‘윙윙(WING WING)’ 런던 중심가 2개 매장에서는 JINRO 슬러쉬 소주를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황정호 총괄전무는 “과거 교민과 여행객 위주였던 유럽 시장이 현지인 중심 음용으로 확대되면서 소주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내 소주 체험 기회를 넓히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 미국 코스트코·타깃, 독일 에데카·메트로 등 주요 대형 매장에 참이슬과 과일소주(자몽, 청포도, 복숭아에이슬 등)를 입점하고 시음대를 설치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왔다.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영국 음악 페스티벌, 독일 클럽 행사, 이탈리아 영화제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의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거뒀다. 1분기 소주 수출 금액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100억원)보다 36% 늘었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글로벌 소주 통합 브랜드 진로(JINRO)의 팝업스토어 ‘진로 테마 스토어(JINRO THEME STORE)’ 홍콩 오픈을 기념해, 현장을 담은 유튜브를 1일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팝업스토어는 홍콩 MZ세대와 접점 기회를 넓히고 진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기획하게 됐으며, 지난 10월부터 코즈웨이베이에 오픈해 운영 중이다.

 

진로 테마 스토어는 소고(SOGO) 백화점 근처인 홍콩 최대 번화가에 위치해, 지난 두 달간 방문자수 약 2만명을 기록했다. 또, 홍콩 인기 SNS인 ‘샤오홍슈’에 다양한 방문 후기가 올라오는 등 온.오프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까지 운영하며 홍콩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소주 문화’를 알리고 진로의 존재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진로 테마 스토어’에서는 참이슬, 과일리큐르, 무알콜맥주인 하이트제로 등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와 음료 18종을 구매 및 시음할 수 있다. 또, 소주의 다양한 음용법을 알리기 위해 바텐더가 직접 개발한 레몬티, 모히또 등 8종의 소주 칵테일을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Florence Fong(33)은 "소주를 활용한 레몬티 칵테일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두꺼비 캐릭터 명화를 구경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다음 퇴근길에도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하이트진로는 팝업스토어를 더 알리기 위해 지난 1일 글로벌 공식 유튜브 채널 ‘더 리얼 진로(The Real JINRO)’에 홍콩 팝업스토어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 홍콩 팝업스토어 영상은 채널 내 인기 시리즈 ‘점퍼트레블’의 12번째 에피소드로 제작됐으며, 홍콩 명소와 함께 팝업스토어의 현장과 칵테일 제조과정을 담아냈다. 점퍼트레블은 진로를 매개로 시공간이 바뀌는 여행 콘셉트로 각 국가의 명소를 다니며 진로의 마케팅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해 글로벌 시장 내 진로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에피소드마다 조회수 100만을 넘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황정호 총괄 전무는 “하이트진로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 요소를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소주가 전세계인의 대중 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통 채널의 다양화 등 2025년에도 전략적 홍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