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부터 농촌 지역주민들의 교육, 문화,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농촌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 사업은 전국 면 단위 이내 마을을 선정하여 각 마을에서 필요한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를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하기 위해 사전 프로그램 수요조사를 통해 기획, 설계, 운영까지 진행하는 농촌 맞춤형 복지체감 프로그램이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에 선정된 우수사례 기관 10개소를 연재한다. 이번에는 3.1운동 역사의 고장이자 빛나는 전통을 자랑하는 경북 의성군에서 한지공예로 마을의 활기를 되찾은 ‘비안면농촌중심지활성화’를 만나본다. <편집자주>
시골마을 한가운데 번듯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강당에 주민들이 모여 한지공예가 한창이다. 이 곳은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이두마을에 위치한 '만세센터'다. 이 곳에 모인 이들은 '비안면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 공동체다.
지난해 준공한 만세센터는 자칫 발길 닿지 않는 허울뿐인 건물이 될 수도 있었지만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을 통해 공동체 활동의 중심지로 늘 주민들로 북적인다.
비안면은 지난 2019년도부터 2022년까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대상지였다. 사업 일환으로 지은 건물이 만세센터다. 난타, 풍물, 테니스, 밴드 등 센터 내에서 진행할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그 중 단연 호응이 좋았던 한지공예는 주민들의 열의가 넘쳐 8명이나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였다. 그러던 중 난항에 맞닥뜨린다. 사업 종료를 앞두고 공동체 지속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활동거점과 구성원은 마련됐지만 지원이 없다면 활동을 계속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간의 노력이 자칫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희망재단의 농촌 교육․문화․복지(농촌마을 배움나눔) 지원사업이 한 줄기 빛이 됐다.
김수영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운영위원장은 "우리 마을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대상지였다. 사업의 일환으로 지은 건물이 3.1운동 역사의 고장을 기념하기 위해 건물 이름도 '만세센터'로 지었다"며 "건물을 짓고 센터에서 여러 활동도 했었는데, 사업 종료를 앞두고 공동체 지속이 어려워지게 돼 대책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희망재단)의 '농촌 교육․문화․복지(배움나눔) 지원사업' 공모가 번뜩 눈에 띄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한지공예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비안면 23개 리를 돌고, 현수막도 걸고, 방송도 했다. 그렇게 17명의 공동체 일원을 모였다. 마을도 각기 다르고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매주 모이다 보니 금방 가까워졌다.
김 위원장은 "강사로는 자격증을 미리 취득했던 8명의 주민이 활약했다"며 "강사도 수강생도 모두 주민이라 유대의 깊이가 남달랐다. 출석률이 무려 100퍼센트. 서로 끈끈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우니 빠지는 사람이 없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을이 많고 각 거주지가 멀어 면단위 모임 기회가 부족했는데 만세센터를 거점으로 주기적인 모임과 공동체 활동이 가능해졌다"며 "적적하고 단조로운 마을 분위기가 농촌 교육․문화․복지(배움나눔) 지원사업을 통해 남녀노소가 만세센터를 중심으로 모여 공통 여가생활을 되찾아 마을에 활기가 생겼다"고 했다.
마을주민 A 씨는 "적적하고 단조로운 마을 분위기가 센터를 중심으로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공통 여가활동으로 바뀐거 같다"며 "주민들끼리 서먹하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호형호제하며 끈끈한 유대관계가 생겼다"고 활동 참여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마을주민 B 씨는 "주민들의 관심은 늘 해오던 생업뿐이었는데, 새로운 적성도 발견하고,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성취감이란게 생겼다"며 "무엇보다 지역에서 강사 활동 연계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2년차 공동체지만 실력은 출중하다. 어르신들은 벽지나 문풍지에 직접 풀을 발랐던 솜씨를 뽐내며 휴지케이스, 쌀독 등은 별무리 없이 뚝딱 완성된다. 센터 전시관에 전시된 여러 소품들은 오묘한 빛깔이며 견고함이며 말 그대로 작품들이다.
김 위원장은 "(주민 작품들이)의성군청에 전시된 적도 있다"며 "몸에 익고 잘하는 활동이라 주민들은 더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솜씨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배출한 인재도 자랑할만 하다. 주민강사 몇몇은 다른 면에 강의를 나갈 정도로 성장했다"고 했다.
비안면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 공동체는 농촌 교육․문화․복지(배움나눔) 지원사업 3년차 종료 이후에는 수강생 모두가 자격증을 취득해 한지공예 프로그램이 특화된 마을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주민들의 흥까지 더할 수 있는 그룹사운드 밴드 공동체도 구상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 농촌에서 살고 계신다면 '농촌 교육․문화․복지(배움나눔) 지원사업'을 두드려 보길 바란다"며 "농촌 마을에서 남녀노소가 한곳에 모여 배움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적적하고 단조로운 농촌 생활을 활기찬 생활로 탈바꿈 하는 계기가 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