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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 '금채소' 파동...이마트는 싸고 농협은 비싼 이유는

긴 장마.태풍으로 채소가격 비상...배추, 평년대비 69.4% 올라
가락시장 도매가격 보다 싼 이마트, 산지 찾아 유통단계 절감
농협 "마케팅 수단일 뿐...농산물 제값받기, 농민 수익도 생각해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마트로 돌리고 있다. 채소 가격 오름세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싼 곳기 소비자들이 찾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한 통의 가격은 4950원(이하 6일 기준)이다. 농협 하나로마트 가격은 7900원이다. 이마트 가격은 가락동 농산물 시장의 도매가격(5550원)보다도 싸고, 농협 하나로마트 가격은 비싸다. 두 마트 간 가격 차는 1.5배나 된다. 

 

 


지난 주말 이마트를 찾은 소비자 한 모(42.여) 씨는 "집 근처에 더 가까운 마트가 있지만 (채소 가격이)더 저렴해 이마트로 왔다"며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배추, 청경채 등 필요한 채소는 매대에 없어서 구매하지 못했다.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식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배추 포기당 도매 가격은 5,550원, 소매 가격은 9,348원으로 전년 대비 109%, 평년 대비 69.4% 상승했다. 이날 배추 도매 가격은 7363원으로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무, 건고추, 마늘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무 95%, 건고추 57%, 마늘 11.4% 상승했다. 


신선식품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대형마트 3사는 농협 하나로마트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일부 채소를 선보였다. 


실제 지난 주말 푸드투데이가 서울 시내 이마트를 방문한 결과, 이마트의 배추(봉, 국산)의 가격은 4950원, 브로콜리(개당,국산) 3180원, 단호박(통,국산) 2680원, 파프리카(3입/국산) 3980원이었다. 이는 시중 평균 소매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다.

 


반면 농협 하나로마트는 다소 비싼 편이었다. 하나로마트 쌈배추(972g)의 가격은 7776원, 무(개당) 3500원, 브로컬리(320g) 5184원, 청경채(386g) 5790원으로 평균 소매 가격보다는 저렴했지만 이마트와 비교해서는 가격 차가 상당했다.


농협은 농민들의 소득 보전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마트 측에서 일부 품목만 가격을 낮춰 고객을 끌어들이는 등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소비자를 위해서는 싸게 공급하는게 좋지만 (농협은)농업인도 생각해야 한다. 많이 팔아서 그만큼 수익이 많이 나면 좋지만 농민들이 애써서 키운 농산물을 가격을 후려쳐서 도매상이 가져간다고 하면 농민들에게는 손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마트에서 현지에 가서 유통단계를 최대한 줄여 소비자한테 그만큼 돌려준다고 하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게 얼마나 장기적으로 지속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