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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단골 선물 완전분석 ​​​​②] 스팸편 : 스팸은 어쩌다 '스팸메일'의 주인공이 됐을까?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추석 명절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가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번 추석에도 가성비와 가심비를 높인 선물세트가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가공식품 선물세트, 스팸과 참치캔은 명절 최고의 선물세트로 각광받고 있다. 아이는 물로 성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는 스팸과 참치캔은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평소 알쏭달쏭 했던 '스팸'과 '참치캔' 관련 상식들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스팸편 : 

따뜻한 쌀밥에 구운 스팸 한점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지난 1987년 출시한 CJ제일제당의 스팸은 출시 당시 매출 7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200억원으로 32년 만에 60배 상승세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1987년부터 미국 호멀 푸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스팸의 생산과 유통.판매를 맡고 있다. 


스팸은 명절 최고의 선물세트로도 각광받고 있다. 실용성에 합리적인 가격대, 다양한 제품 구성, 프리미엄 이미지가 더해진 스팬 선물세트는 매년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팸의 제조사 호멀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이 스팸 소비국 세계 3위다. 한국인의 유별한 스팸 사랑은 주식인 쌀밥과 연관이 있다. 쌀밥과 김치 등과 밥 반찬으로 그만이다는 것이다. 긴 유통기한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정크푸드로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제품을 선택하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서 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긴다.


이번 추석 명절 스팸을 선물 받았다면, 늘 먹던 스팸이지만 제대로 알고 먹자.


# 한국인의 유별난 스팸 사랑, 하지만 그들은 왜 스팸을 싫어할까?


1937년 미국에서 출시된 스팸은 현재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판매 중이다. 스팸 판매 국가의 한 사람이 일년에 평균 16개의 스팸을 먹는다고 하니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핫한지 실감할 수 있다. 


전세계인의 국민반찬이 된 스팸의 시작은 전쟁에서부터다. 미국 호멜 식품회사 대표인 호멜은 미국 대공항(1929년) 시기 햄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과 미국인이 잘 먹지 않는 돼지 어깨살 부위를 갈아서 설탕, 소금, 물, 감자전분과 혼합해 만들었다. 값이 저렴하고 아질산나트륨 방부처리와 캔 포장으로 운반.보관이 용이하고 유통기한도 매울 길어 2차 세계대전 시작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보급됐다.


스팸이 처음 출시될 당시 분홍빛의 고기 색깔과 냉장하지 않은 고기에 대해 익숙지 않아 소비자들의 저항은 매우 컸다. 전쟁 아침, 점심, 저녁으로 스팸을 먹어야 하는 병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거셌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고 미국인들은 더 이상 스팸을 볼 일이 없을 줄 알았으나 소련군과 미군의 냉전, 그리고 6.25전쟁으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게 되면서 스팸이 알려지게 됐다. 이때도 그들은 스팸을 싫어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피난민들에게는 미국인들이 버린 스팸은 그 무엇보다도 고급 음식이었다.


이렇게 스팸은 전투식량으로 성공 아닌 성공을 거뒀고 한국에는 전쟁의 궁핍함이 낳은 스팸을 주 재료로한 한국식 부대찌개가 탄생했다.

 


# 스팸은 고기다?


스팸의 탄생은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고기 어깨살 부위를 처리에 대한 고민에서 나왔다. 돼지고기 어깨살은 뼈가 많고 맛이 떨어져 호멜사의 육가공 공장에서 햄을 만들고 나면 항상 남았다. 이를 고민하던 호멜사는 회사 소속 프랑스 요리사 장 베르네가 이 부위를 갈아 양념한 뒤 캔 속에 넣어 삶아 내는 상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스팸이다.


결론적으로 스팸은 순살코기가 사용된 햄이 아니다. 돼지 고기와 함께 다량의 돼지 지방 등를 함께 갈아 정제수, 소금 등을 넣어 압착한 혼합프레스햄이다. 스팸의 돼지 지방 함량이 매우 높은 편으로 지방 함량은 단백질 함량의 두 배 정도가 된다. 핑크빛에 부드러운 식감은 모두 지방 때문이다.

 


# 스팸이 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지방 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스팸의 '나트륨 함량'이다. 스팸의 나트륨 함량은 권장 일일 섭취량 대비 1/3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높다. 


스팸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200g 기준 나트륨 함량은 1080mg, 탄수화물 2g, 당류 2g, 지방 31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권장 섭취량 2000㎎의 절반 수준이다.


스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저장성과 부드러운 식감, 지방의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팸은 짤 수 밖에 없다. 


당과 나트륨 함량이 적은 식품을 찾는 요즘, 이를 인식해서 인지 CJ제일제당은 최근 '나트륨 25% 라이트하게 낮춘 스팸 마일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00g당 나트륨 함량이 510mg이다. 일반 소금 대신 미네랄이 풍부한 안데스호수 소금을 사용했다. 안데스호수 소금은 적은 양으로도 소금 본연의 맛을 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 스팸 메일의 스팸이 그 스팸?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메일함을 열었을때 원하지 않은 메시지들은 대량으로 전달돼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스팸 메일(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상업적인 목적으로 무차별 배포하는 메일)'이라 부른다. 그런데 스팸 메일의 어원을 이 스팸에서 따왔다는 사실.


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국 정부는 전세계 군인들에게 호멜사의 스팸을 대량으로 제공했다. 스팸이 무기와 함께 해외에 보내졌던 것이다. 


특히 영국에 스팸을 대량으로 공급했는데 영국인들은 공습 대피소, 레스토랑에서도 스팸으로 만든 요리를 제공했다. 그러면서 '스팸랜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렇게 성공한 호멜사는 전쟁이 끝난 후 스팸 홍보를 위해 다양한 용도와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번은 영국의 한 코메디 프로그램의 한 에피소드에서 한 식당의 모든 메뉴에서 스팸이란 단어가 들어가 종업원이 손님에게 스팸이 들어간 메뉴 이름을 듣기 싫을 정도로 계속 읽어줬다. 그러면서 스팸은 받기 싫은 광고 메일의 단어로 쓰이게 됐다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