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학교급식, 학생들만 골탕"

서라벌중학교 한달 넘게 급식 중단
학교, 급식업체, 교육당국 무성의의 산물


학교와 급식업체, 교육당국의 무성의하고 이기적인 업무처리로 인해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서라벌중학교(서울 강북구 우이동)는 한달이 넘도록 급식을 하지 못하고 있어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고 있다. 급식업체와 학교가 보증금과 시설 인수인계 등의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서라벌중에서 지난 3년간 위탁급식을 한 세호푸드는 10월 9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재계약에 실패하자 학교측에 보증금 1억7천만원과 기부체납 되지 않은 기구, 기물에 대한 인수인계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식당 및 매점에 대한 명도완료를 해야 보증금을 지급한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와 업체의 지루한 공방이 시작됐다.

세호푸드는 학교가 보증금 지급과 시설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지 않은 이유로 관할구청에 영업신고에 대한 폐업신고를 하지 않아 후발업체가 정상적인 급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서라벌중은 후발업체가 며칠간 외부조리 후 운반을 해 급식을 운영했지만 중간고사 후부터는 학생들로 하여금 도시락을 싸오게 하고 있다.

세호푸드는 서울시교육청과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했고 서울시교육청의 중재에 의해 서라벌중은 세호푸드에 보증금 1억7천만원을 반환했으나 시설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지 않아 계속해서 급식이 중단되고 있다.

세호푸드 이동준 사장은 “3년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급식을 했는데 학교측이 별다른 이유없이 재계약도 거부하고,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설에 대한 인수인계도 하지 않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보증금도 반환하고 후발업체까지 선정했는데 세호푸드가 명도완료를 해주지 않아 한달이 넘게 급식이 중단되고 있다”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와 위탁업체 간 발생한 문제에 대해 교육청이 간섭할 권한이 없어 권고만 하고 있다”며 “조금씩 양보해서 사태를 빨리 수습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체나 학교 양측 모두 무성의하고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와 학교가 학생들의 급식을 볼모로 흥정을 한다는 것은 도의에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을 제공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 수습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한 “교육당국 역시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한달 넘게 급식을 하지 못한 상황을 방치해 놓고 있었다”며 “권한이 없으면 법을 개정해서 권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